[시론]스튜어드십 코드의 연원을 정확히 이해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가 제정됐으며 관련 논의도 활발하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우리나라에서의 일반적 이해는, 기관투자가가 그 자신의 고객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안겨주기 위하여 고객의 돈으로 투자한 회사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다. 주주행동주의의 한 형태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개념은 영국에서 온 것이고, 세계 각국도 영국을 모델로 관련 코드를 제정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영국에서의 연원에 관한 정확한 이해가 요구된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채택은 국제적 동향이고, 우리 기업들도 세계 각국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
'스튜어드십'의 사전적인 의미는 감독 또는 관리이다. 그런데 여기서의 '감독 또는 관리'는 기관투자가가 수탁자책임을 부담하는 그 고객의 재산에 대한 관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워커(Walker)보고서'는 주주가 유한책임이라는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공적 책임으로서의 스튜어드십을 강조한다. 이는 주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면서, 주주로서의 공적인 책임 이행으로 본 것이다. 다음으로 영국 스튜어드십 코드를 보면, 스튜어드십의 일차적 보유자는 기관투자가가 아니라 '이사'이다. 이사가 자신이 재직하는 회사의 감독자 내지 관리자로서의 지위에서 스튜어드십의 일차적 보유자이고, 기관투자가를 포함한 주주가 그 다음의 이차적 보유자이다. 이사의 스튜어드십은 2010년 '영국회사지배구조코드'에 규정했는 바 주주인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에 대해 별도의 영국 스튜어드십 코드를 만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지적하고 싶은 것은 스튜어드십에 관한 영국의 이해는 기관투자가가 자신의 고객에 대한 수탁자책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사가 회사에 대해, 그리고 기관투자가를 포함한 주주가 투자한 회사에 대해 스튜어드십을 부담하는 것이다. 또한 스튜어드십의 이행 시 고객의 또는 피투자회사의 이익만을 위할 것이 아니라, 경영신뢰의 제고 및 시장기능의 향상 등 경제 전체의 이익과 공적 이익을 꾀해야 하고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등을 고려해야만 한다.
지난해 개정된 영국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이를 분명히 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면서, 스튜어드십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스튜어드십은 수익자, 경제 및 사회를 위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관투자가 전체의 책임 있는 자본 배분 및 관리이다." 영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수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바람직한 회사지배구조 등의 규범적 논의까지를 포함한 산물이고, 근로자와 환경과 사회 등 광범한 사회 전체의 이익에 대한 고려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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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경우 국민연금 등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높다. 정치적 독립성이 낮아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높고, 경영권 침해 또는 기업통제의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다. 그런데 우리는 많은 경우 지배주주가 있고,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한 회사 운영으로 인해 회사 이익이 침해될 수 있으며, 지배주주에 의하여 선임되는 이사진이 독립적이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회사운영에 대한 효과적인 감시를 위해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영국스튜어드십 코드 본래의 의의에서 이 쟁점을 보면, 스튜어드십 이행 시 근로자와 환경과 사회 등 공적 이익을 포함한 광범한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도록 한 것이고, 국민연금은 그러한 이익들을 판단하고 위할 수 있는 수월한 지위에 있으므로, 주주권 행사는 본래의 의의와 보다 부합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부정적이라 하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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