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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의 저주?…작년 주가 역주행 종목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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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난해 액면분할에 나섰던 상장사 10곳 중 8~9곳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주가도 오를 것으로 기대해 액면분할을 추진했으나 이 같은 바람이 대부분 어긋난 셈이다. '액면분할 효과'가 아닌 '액면분할의 저주'란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유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지난해 액면분할을 추진한 23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액면분할 후 첫거래일 종가 대비 6개월 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단 3곳(13%)에 불과했다. 나머지 20곳(87%)의 주가는 6%에서 많게는 86%의 하락률을 보였다.

주가가 150만~170만원을 넘나들어 황제주로 불렸던 롯데칠성의 경우 지난해 5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춰 거래를 재개한 이후 6개월 만에 17.8% 하락했다. 액면가를 10분의 1로 줄인 풀무원도 액면분할 후 6개월간 주가가 1만3150원에서 9280원으로 29.4% 떨어졌다.


이들 종목 외에도 장원테크(-40.9%), 삼부토건(-29.3%), 아이에이(-22.1%), 앤디포스(-14.1%), 쿠쿠홈시스(-9.6%) 등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의 종목들도 액면분할 이후 힘을 쓰지 못했다. 전자재료를 제조ㆍ판매하는 에스모머티리얼즈(분할 당시 네패스신소재)의 경우 적자 지속 우려가 가중되며 작년 액면분할 종목 중 가장 큰 낙폭(-86.1%)을 보였다.


액면분할 후 주가가 오른 종목은 카리스국보(50.5%), 화천기계(44.5%), 깨끗한나라(8.9%) 등 3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화천기계는 경영실적의 개선으로 주가가 올랐다기보다는 '조국 테마주'로 거론되며 급등한 사례다. 대부분 주식을 작게 쪼개 유동성을 높여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액면분할을 추진했지만 상당수 종목들의 주가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액면분할은 납입 자본금의 증감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발행주식의 전체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높게 형성돼 주식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발행이 어려운 경우 진행된다. 주당 가격을 낮출 경우 주식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액면분할로 무조건적인 주가 상승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효가가 없고 또 기업이 우량한 기업인지 여부가 더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액면분할을 한다고 해서 회사의 경영상태나 재무상태가 갑자기 좋아질 이유는 없다"며 "일부 유동성이 개선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이것조차 유의미한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되긴 어렵다"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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