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의용 만나 '강한동맹' 강조…고민 깊어진 강경화
방미 정의용…트럼프 깜짝 면담
이란·대북제재 美입장 강조 관측
14일 한미 외교장관회담 예정…현안 돌파구 찾기 숙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 심각한 표정으로 관계자에게 보고를 받고 있다. 강 장관은 이란사태 관련해 현안보고를 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미국 정부와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북·미 관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한ㆍ미ㆍ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위해 방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예정에 없던 깜짝 면담을 하고 '강한 동맹'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잠시 만나 한일이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들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예정에 없던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면담 자체가 이란 사태와 대북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란의 이라크 미군 기지 보복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동맹을 강조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북 교류와 협력을 강조한 것에 대해 미 국무부가 대북 제재 이행 의무라는 원칙론으로 대응한 점도 마찬가지다. 미 국무부는 정 실장이 지난 8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워싱턴DC에서 회동해 대북 문제에 대한 긴밀한 조율을 재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강 장관은 오는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올해 처음이자 역대 열 번째 회담을 한다. 양국 외교장관 회동은 지난해 9월 뉴욕 유엔(UN)총회 이후 4개월 만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ㆍ미ㆍ일 3국 외교장관이 회동할 가능성도 높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양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평화 정착을 위한 상황 평가와 향후 대응 방안, 한미 관계의 포괄적ㆍ호혜적 발전 방안을 협의하고 최근 중동 지역 정세를 포함한 지역 그리고 국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는 한미 양국에 놓인 여러 현안이 동시에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듯하던 중동 정세와 관련해 재차 부상한 한국군 호르무즈해협 파병 논의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까지 공개적으로 "한국군 파병을 희망한다"고 거들고 나서 한국 정부에 부담을 더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일단 파병을 요청하는 미국의 입장과 우리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그는 9일(한국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 지역 나라와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의 입장과)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이란과도 오랫동안 경제 관계를 맺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작전과 관련해 지속적인 참여 요청이 있던 상황이며, 우리 국민과 선박 항행을 최우선으로 여러 옵션을 계속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한국 정부가 바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거나 한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남북 교류와 협력 확대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대북 제재 이행 의무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게다가 한미 관계의 또 다른 현안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과 한일 관계의 현안인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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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이란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고 대(對)이란 공동 전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은 북ㆍ미 대화 진전, 남북 경협 제재 면제 등을 골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병렬적으로 놓이도록 노력하면서 청해부대 외에 다른 기여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 반대, 호르무즈해협 한국군 파병 추진 중단 긴급 기자회견이 9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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