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김정은 답방 언급, 기대만큼 부담감 커져…국민이 체감하는 국정성과 내놓아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우리 정부도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신년사에서 밝힌 내용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행동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을 언급한 것 자체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답방 여건 마련을 위한 남북 공동 노력을 전제로 깔았지만 2020년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주목할 부분은 문 대통령 신년사는 '키워드 효과'에 공을 들인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확실한 변화만 여섯 번을 언급하셨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확실한 변화의 대상에는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 개선도 포함된다. 김 위원장 답방 언급은 문 대통령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문제는 청와대의 각인 효과가 정치적 부담을 안겨주는 '키워드의 역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文대통령 신년사 '확실한 변화' 키워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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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접경 지역 협력 사업'을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치 상황 속에서 남북 정상의 정치 스탠스는 개인 대 개인의 신뢰 관계를 넘어서는 고도의 정무적 판단과 맞물려 있다.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과 관련한 확실한 약속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주도하는 '평화 시간표'에 힘을 실어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한 역할론을 강조했지만 미국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의 행동에 동의할 것인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과 함께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 실장은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별도 회동 가능성도 있다. 남북 경협에 관심이 많은 최 비서관이 동행했다는 점에서 신년사 관련 내용이 화제(話題)에 오를 것인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 신년사 중 관심이 뜨거웠던 또 하나의 키워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강도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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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주택자 이상 참모진에게 1개 주택을 빼고 나머지는 처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상태이다.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부처 공직자를 향해 대통령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전하려는 포석이다. 실제로 청와대 참모 일부는 집을 내놓는 등 행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동은 공직자들을 부동산 투기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는 경고 효과가 있지만 근본 해법과는 거리가 있다.


부동산은 투자자의 '심리' 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시장이다.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는 역으로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이른바 '돈이 되는 아파트'에 투자가 몰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대출을 억제하면 현금 부자들이 서울 강남 등 선호 지역 아파트 매입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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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 신년사는 정치적인 수사(修辭)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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