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스토리]경영은 뒷전 출마에 눈먼 공공기관장
부제로 4년마다 총선行 되풀이하는 공공기관장들
"역대 정권에서 해왔던 나쁜 관행"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장세희 기자]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던지는 공공기관장들의 행보가 4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낙하산 인사→경력 쌓기→총선 출마의 공식이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들은 임기중 경영보다는 잿밥(정치판)에 더 관심을 두면서 공공기관 개혁보다는 인기 관리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오죽하면 일부에서는 공공기관장 임기 내 총선 출마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물론 정치 참여는 개인의 자유이므로 규제할 일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3일 정치권 및 공공기관에 따르면 이날까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던졌다.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등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식 전 철도공사(코레일) 사장 등도 출마설이 돈다. 공직자 후보 사퇴 시한인 오는 16일까지 눈치를 보는 공공기관장도 있어 총선행 열차를 타는 공공기관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6년 4ㆍ13총선의 경우 13명의 공공기관장과 2명의 임원 등 총 15명이 공공기관을 그만두고 출마해 6명이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코레일 사장에서 물러나 비례대표를 신청해 5순위로 당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도 비례 1순위를 받으며 국회에 입성했다. 한국당 박완수, 김석기, 곽상도, 김선동 의원 등도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 중 박완수 의원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고 그만두면서 논란이 됐다. 김석기 의원도 퇴임 직후 제주공항 폭설사태가 벌어져 비판을 받았다.
이번 총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인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상태에서 사퇴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이 포상으로 받은 온누리상품권 일부를 전주 덕진구의 한 노인정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전 선거운동'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지역은 김 이사장의 출마가 유력한 곳이다.
과거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하기도 한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도 임기를 1년 남긴 채 떠났다. 이 사장 재임 내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갈등을 겪던 도로공사는 지난달 10일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요금수납원 280여명까지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혀 이 사장이 총선 출마를 앞두고 노동조합을 달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이 사장은 사장 재직 시절부터 당내 지역 공천 경선에 대비해 권리당원 모집 등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공공기관장의 정치 복귀는 공공기관 개혁을 후퇴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출 확대로 적자는 1년 사이 33조원 증가한 1078조원을 기록,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낮은 생산성은 고질적인 문제지만 인사의 코드 정책도 이 같은 부실을 키우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공기관장을 총선 경력 관리용으로 임명하는 시스템이 문제"라며 "제 역할을 위해서는 내부 승진을 늘려야 한다. 정부가 공공기관장을 임명하는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공공기관장이 다음 총선에 출마하는 건 역대 정권에서 해왔던 나쁜 관행"이라며 "공공기관을 민영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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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피선거권이 있어서 막을 수는 없지만 공공기관장 임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공공기관 신뢰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임기를 채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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