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3일 첫 출근 시도했으나 무산
기업銀 노조, "함량미달…자진사퇴만이 답이다" 촉구
윤 행장 "낙하산? 그렇지 않다고 생각…다시 오겠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려다 취임에 반발하는 노조원들에게 가로막히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려다 취임에 반발하는 노조원들에게 가로막히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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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권해영 기자] '낙하산 논란' 속에 전격 임명된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첫 출근을 시도했으나 노동조합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렸다. 윤 행장은 노조와 대치하던 중 '낙하산 인사'라는 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노조는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윤 행장은 이날 오전 8시28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후문 쪽 주차장에 도착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기업은행지부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바리케이드로 정문을 봉쇄하고 후문에 노조원들을 배치해 출근 저지 투쟁을 준비했다.

이들은 건물 안팎에서 '함량미달 낙하산 행장을 반대한다', '공공기관이 청와대수석 재취업기관인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앞세워 투쟁구호를 외치며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윤 행장이 차에서 내려 후문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노조는 주차장에서 후문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모여 벽을 치고 윤 행장을 막아설 준비를 했다. 윤 행장이 차에서 내려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다가서자 노조는 투쟁가를 틀고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등은 윤 행장과 마주선 채 "낙하산은 적폐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고 민주당은 낙하산을 독극물이라고 했다"면서 "(윤 행장을) 기업은행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자진사퇴하고 물러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이 "어떤 부분을 우려하시는 건지 제가 잘 듣고요", "노조 입장을 잘 알겠고요" 라는 식으로 얘기를 이어가려 했으나 노조는 "얘기를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끝없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사퇴만을 거듭 요구했다.


윤 행장은 이 과정에서 "(제게) 함량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잖느냐"고 되묻고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수석님(윤 행장)은 (기업은행장으로서) 열심히 한다는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하자 윤 행장은 "그 부분에 대한 평가는 다른 것 같다"고 반박했다.

3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이 윤종원 신임 행장 출근저지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3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이 윤종원 신임 행장 출근저지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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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행장은 노조가 "(윤 행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하자 "또 다시 오겠다. 추운데 고생하시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서서 대기중이던 차에 올라타고 자리를 떠났다. 윤 행장은 차로 돌아가는 길에 취재진으로부터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계속 말씀을 잘 듣고 해야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행장의 향후 일정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윤 행장과 기업은행 임원들은 이르면 이날 중 기업은행 본점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비공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윤 행장은 전날 임명됐다.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의 윤 행장은 서울대 경제학 학사 및 서울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UCLA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 기획재정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도 역임했다.


기업은행의 행장 인선을 둘러싼 낙하산 논란은 지난달 27일 전임 김도진 행장이 임기만료로 물러나기 전부터 불거졌다.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내정설이 일찌감치 나돌면서다. 조준희-권선주-김도진 행장 등 3연속 내부 출신 행장을 배출한 관례를 현 정권이 깬다는 지적과 맞물리면서 논란은 배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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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윤 행장이 임명돼 갈등이 폭발한 양상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오는 4월 총선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동시에 한국노총 및 금융노조와 연대해 현 정부와의 정책연대 파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 행장은 전날 임명 소식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기업은행 노동조합원 분들을 만나 걱정과 우려가 어떤 것인지 얘기를 잘 들어보려고 한다"며 "아직 만남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만나 대화하고 합리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출근무산 윤종원, 막아선 노조에 "난 낙하산 아냐" 원본보기 아이콘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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