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순항 GS·한화·현대重, 난기류 만난 한진·CJ
"패기 넘치는 젊은 경영인" VS "온실속 화초" 기대와 우려 교차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아직은 총수 자리에 오르지 않았지만 한화ㆍGSㆍ현대중공업그룹 등 대기업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는 3ㆍ4세도 한국 재계가 주목하는 '뉴 리더'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아직 엇갈린다. 착실히 경영수업을 쌓은 패기넘치는 젊은 경영인이란 기대가 있는가 하면 일부에선 온실 속 화초라는 냉정한 평가도 한다. 재계 안팎에선 이들 3ㆍ4세가 올 한해 어떤 경영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세대교체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 재계 영파워] 3·4세 전진배치…세대교체 신호탄 쏜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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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체제' 속 4세 전면배치 GS = 허태수 신임 회장이란 새 리더십을 맞이한 GS그룹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지점은 '홍(烘)자' 돌림을 쓰는 4세 경영인들의 전면배치다. 이들은 속속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꿰차며 GS 세대교체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51) GS칼텍스 사장이 지난 2018년 말 전면 부상한데 이어 지난해 말엔 허창수 전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41)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허세홍ㆍ허윤홍 사장은 GS가 4세 중에서도 유력한 차기 주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유력한 4세 주자로 꼽히지만 지주회사 ㈜GS 지분율은 1% 안팎에 그친다. 재계 안팎에선 이들의 경영 성과에 따라 향후 승계구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만큼 허세홍ㆍ허윤홍 사장도 정체된 그룹의 성장을 이끌 새 먹거리를 찾는데 적극적이다. 허세홍 사장은 GS칼텍스의 주유소 부지를 활용, 전기차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허윤홍 사장 역시 앞서 GS건설 신사업추진팀장으로 재직하면서 모듈화 주택사업, 스마트팜, 자이인공지능(AI)플랫폼, 베트남 신도시개발사업 등을 추진해 온 바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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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성공' 발판, 존재감 키우는 한화 3세= 한화그룹에선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37) 한화솔루션 부사장(전략부문장)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4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 연말에는 신설된 ㈜한화 전략부문장을 맡았다.


김 부사장이 방향타를 쥐게 된 한화솔루션은 화학계열사인 한화케미칼과 태양광 계열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한화큐셀)를 합병한 회사로, 한화그룹의 3대 주력사업인 ▲방산ㆍ기계 ▲화학ㆍ태양광 ▲금융 중 화학ㆍ태양광 분야의 통합법인이다. 김 부사장은 앞서 한화큐셀에서 태양광 사업을 주도, 이를 그룹 주력사업으로 성장시켰다.


김 부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맡게 된 ㈜한화 전략부문은 향후 화약ㆍ방산, 무역, 기계 등 그룹 주요사업에 대한 미래 전략방향 설정 및 투자계획 등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 '중추부서'다. 재계에선 그룹 모체인 ㈜한화, 화학ㆍ태양광 사업의 핵심인 한화솔루션에서 각기 전략파트를 맡게 된 김 부사장이 올 한해 세대교체와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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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확대 중인 현대重 3세= 현대중공업그룹은 3세 세대교체 작업이 '숨고르기'에 돌입한 국면이다. 전문경영인인 권오갑 회장이 승진한 반면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38)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정 부사장의 보폭은 오히려 더 넓어지고 있는 국면이다. 정 부사장이 새 먹거리로 제시한 선박 사후관리(AS) 전문업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ㆍ영업이익이 각기 59%씩 급증하며 그룹의 신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정 부사장이 심혈을 기울였던 로봇사업도 현대로보틱스로 분사하면서 오는 2024년 매출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해외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7월 '예비총수'의 자격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 등과 개별 면담을 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재계 안팎에선 이처럼 신성장동력 발굴이 향후 세대교체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1세대 총수들이 창업을, 2세대 총수들이 수성을 했다면 이후 세대 경영진들에겐 새로운 경제ㆍ사회ㆍ문화적 환경에 따라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면서 "3ㆍ4세 경영진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승계 및 세대교체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교체 난기류…한진ㆍCJ = 반면 세대교체에 '난기류'를 겪는 기업들도 적잖다. 최근 '가족의 난'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이 대표적이다. 한진가 3세인 조원태(44) 회장은 지난해 4월 회장직에 취임했고, 조현민(37) 한진칼 전무도 '물컵사건' 이후 1년여만인 지난 6월 지주사로 복귀한 상태다. 하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 회장에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한진그룹 세대교체엔 비상등이 켜졌다. 재계 안팎에선 올 3월 주주총회까진 이같은 불안정한 체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에선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30) CJ제일제당 부장이 지난해 마약류(변종대마)를 밀반입하다 적발되면서 세대교체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부장은 임원 승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이번 사건으로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부장의 승진이 좌절되며 장녀인 이경후(35ㆍ여) CJ CNM 상무 역시 유임됐다. 대신 이 상무의 남편이자 이 회장의 사위인 정종환(40) CJ 부사장이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부사장 대우로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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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대기업들이 승계를 거듭하면서 총수일가의 지분율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최근 국민연금 등이 '스튜어드십코드' 등으로 적극적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도덕성 또한 중요한 승계 및 세대교체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국면"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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