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년 만에 최악…정부, 기저효과로 '장밋빛 전망'
정부, 1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 총력 대응키로
무역금융 240조 등 수출지원 60% 상반기 집중
재정 지원 '반짝 개선'…근본적 대책 마련 시급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채석 기자] 지난해 우리 수출이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정부가 올해 1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더라도 워낙 부진했던 지난해의 반등효과일 뿐 반등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수출업체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무역금융을 240조원으로 늘리는 등 올 상반기 재정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지만 전문가들은 수출 회복을 위해선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5424억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하면서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13.9%) 이후 처음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수출 반등 시점을 올해 2월로 잡고 1분기 플러스 전환을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무역금융 240조5000억원, 수출마케팅 5112억원 등 수출지원 역량의 60%를 상반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현상 유지만 해도 1분기 수출 개선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저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이상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2월 수출은 39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1.1% 감소했다. 반도체 메모리 단가 하락, 수요 부진을 비롯해 조업일수 감소 등 설 연휴 영향도 있었다. 올해 설 연휴는 1월에 끼어있다. 반도체 단가 회복 추세까지 감안하면 2월 수출 반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미ㆍ중 무역협상 1차 합의, 대(對)중국 수출 회복,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 5개월 연속 상승 등 대외 여건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출기업의 경쟁력 확보, 산업구조 개편, 시장 다변화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대규모 무역금융 등 재정 정책은 '반짝 효과'를 낼 수 있을 뿐 지속 가능한 방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수출 성적이 부진한 데에는 반도체 영향이 컸지만, 반도체 외 주력산업도 상당히 약화된 상태"라며 "중국 등 후발 국가들이 따라오기 전에 기술혁신을 통해 산업 재편을 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재정을 통한 무역금융 지원은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뿐"이라며 "기업들의 노동비용을 개선시켜 경쟁력을 확보해주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근본적인 수출 개선은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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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세계 교역량 등 대외여건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며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켜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해지도록 수출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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