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에…갈등 유출 사흘만에 공동명의 사과문 발표
이명희-조원태 "가족 간 화합 통해 조양호 회장 유훈 지켜나갈 것"
조현아 전 부사장 복귀로 화합할까…"불씨는 여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남매의 난'에서 '가족의 난'으로 확전됐던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급거 봉합기류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공동명의로 지난 25일 벌어진 소동에 사과문을 발표하면서다.


하지만 여전히 조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들며 경영복귀를 요구해 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 회장간의 갈등이 남아 있는 데다 이번 총수 일가의 균열을 계기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제3세력'도 보폭을 넓히고 있어 불씨는 여전하다.

◆'소동' 닷새만에 대국민 사과 = 이 고문과 조 회장은 30일 오전 공동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지난 성탄절 이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조 회장은 어머니인 이 고문에게 곧바로 깊이 사죄했고, 이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면서 "저희 모자(母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고문과 조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이 고문 자택에서 만나 경영권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인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자택 내 꽃병과 유리창이 깨뜨리고, 불쏘시개를 휘둘렀단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이 고문이 소동 과정에서 경미한 상처를 입은 사진과 정황 등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상황은 더욱 점입가경이 됐다. 이 고문이 장녀 조 전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준 듯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그룹 경영권 향배가 더욱 오리무중인 상황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급거 봉합 나선 모자 "화합 통해 유훈 지킬 것" = 사건이 외부로 유출된 지 사흘 만에 이 고문과 조 회장이 전격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급격히 악화하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조 회장(6.52%), 조 전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 고문(5.31%) 등 총수 일가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율이 5~6%에 그치는 가운데 여론 악화는 주요 기관투자자는 물론 개인투자자 등의 이탈을 부추겨 안정적 경영권 확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일각에선 경찰이 이번 소동과 관련해 인지수사에 돌입할 경우 모자가 궁지에 몰릴 수 있단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국내ㆍ외 항공당국이 항공사업자의 도덕성을 중요한 평가지표로 삼고 있어서다. 당장 진에어의 경우 조 전무의 '물컵갑질' 사건과 외국 국적이 문제가 돼 1년이 넘는 행정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만큼 재계 안팎에선 이번 소동을 계기로 가족 간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타협없이 정면충돌을 이어가면 자칫 경영권 상실이 현실화 될 수 있다"면서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등이 경영 복귀 등 일부 합의를 이루면서 갈등을 봉합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급거 갈등 봉합나선 조원태-이명희…한진家 '불씨'는 여전 원본보기 아이콘

◆반기든 조현아 여전…불씨는 그대로 = 그러나 이번 공동 사과문으로 총수 일가 내 갈등이 일거에 봉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조 회장을 '조원태 대표이사'로 호칭하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바 있다. 그룹 총수직에 오른 경위부터 문제삼고 있는 만큼 확전 가능성은 여전히 크단 평가다.


양측은 지난 11월 단행된 임원 인사는 물론 향후 전개될 구조조정 국면을 두고도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조 회장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버린다"고 밝히는 등 호텔 등 수익성이 없는 사업군에 대한 구조조정을 천명한 상태다. 호텔사업에 애착을 보여온 조 전 부사장으로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대목이다.


외부 제3세력도 꿈틀대고 있다. 사모펀드(PEF) KCGI(17.29%), 반도건설(6.28%), 국민연금(4.11%)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선 KCGI의 경우 어느 한 족과 손잡기보단 영향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KCGI는 올해 3월 주주총회 직전에도 사외이사 2명을 추천하려다 무위에 그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건 KCGI의 입장에서 양측과 손잡기는 모두 부담일 것"이라며 "차익실현을 위해서라도 자체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건설 역시 캐스팅보트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건설은 권홍사 회장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의 인연을 근거로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지만 가족간 분쟁으로 상황이 달라진데다 최근엔 2% 내외의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는 설까지 나오고 있는 국면이다.

AD

'적극적 주주활동 지침' 가이드라인을 등에 업은 국민연금도 이번 주주총회에서 한진 일가의 도덕성 논란, 경영권 분쟁 등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도 격론 끝에 고 조 회장의 이사직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