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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다 부딪히고 넘어지고…'스몸비 키즈'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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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 스마트폰 보유율 81.2%
걸으면서 휴대폰 사용하는 어린이 증가
지방자치단체, '스몸비' 막기 위한 방안 마련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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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허미담 인턴기자] # 30대 주부 윤 씨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데리러 하굣길을 갔다 깜짝 놀랐다. 아들 김 군이 휴대폰 게임에 빠져 다가오는 차를 보지 못한 것이다. 다행히 차는 김 군 앞에 멈췄으나, 윤 씨는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섬뜩하다"며 불안함을 내비쳤다. 그는 "세상이 흉흉해서 일부러 아들에게 휴대폰을 사줬는데 요즘 들어 '너무 일찍 사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밖에 돌아다닐 때는 제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일명 '스몸비 키즈'가 증가하고 있다. '스몸비 키즈'는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걸어가는 '스몸비(Smombie)족'과 '키즈(kids:아이들)'의 합성어로 휴대폰만 보고 다니는 초등학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스몸비족'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스몸비족' 등 어린이 스마트폰 중독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스마트폰 보유율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휴대폰 보유·이용 행태 분석'(김윤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교 4∼6학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81.2%였고, 1∼3학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37.8%로 나타났다.


문제는 휴대폰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다. 초등학생 2학년 자녀를 둔 A(35) 씨는 "직장을 다니다 보니 아이를 등하굣길에 데려다줄 수 없어서 스마트폰을 구매해줬다"며 "학교나 집에 도착할 때 연락할 용도로 사줬는데 게임이나 유튜브를 많이 해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평상시 밖에서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데 계단이나 횡단보도 등 어디에서든 휴대폰을 놓지 않으니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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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조사한 '어린이 생활 안전 실태조사' 결과, 스마트폰을 가진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4명(39.4%)이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스마트폰 미사용 어린이보다 아차사고(사고가 났거나 날 뻔한 상황) 사고율이 10.7%포인트 높았다.


문제는 어린이의 경우 위험 대처능력이 어른보다 미흡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또 초등학생의 경우 체격이 작기에 돌발행동을 할 경우, 운전자가 바로 어린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운전자 B(57) 씨는 "운전을 하다 보면 돌발행동을 하는 초등생들이 몇몇 보인다. 그럴 때 깜짝 놀라곤 한다"며 "초등학교나 유치원 주변에서 차를 몰 때 최대한 조심히 몬다"고 전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에 따르면 어린이 사고 사망자 수는 1996년 2521명에서 지난해 253명으로 급감했으나, 어린이 사망자의 33%는 여전히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에 따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스몸비'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 성북구는 횡단보도 초입에 '스마트폰 정지선'을 설치했으며, 대구광역시와 전남 광양시는 LED 바닥 신호등을, 경기도 고양시와 경남 김해시, 전남 순천시 등은 횡단보도에 '노란 발자국'을 설치했다. '노란 발자국'은 스마트폰을 보며 건널목에서 무의식중에 도로로 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노란 발자국. 사진=연합뉴스

노란 발자국.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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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스몸비'를 적극적으로 제지하고 있다. 중국은 스마트폰을 보다 다른 보행자와 부딪치는 것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한 전용도로를 만들었다.


또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시에서는 횡단보도와 도로 등에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전문가는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안호림 인천대 교수는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을 통해 "유년층에서 중독 위험성을 가진 아이들의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세 살에서 아홉 살까지 어린이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을 조사한 첫해인 2015년에는 과의존위험군의 비율이 12.4%였는데, 2017년에는 19.1%로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성인에 비해 자기 통제능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부모님들이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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