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적극적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각 경제 주체의 부채가 크게 늘었고, 일부 자산 가격에는 거품이 발생했다. 내년에는 그 부작용이 부분적으로 드러나면서 경제 각 부문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 중심으로 마이너스 0.4% 성장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는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쳤고, 중앙은행은 과감한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로 소비와 투자를 늘리려 했다. 그 결과 세계 경제는 2010년에 5.4% 성장하는 등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2010~2018년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3.8%로 1984년 이후의 장기 평균(3.6%)보다 높았다.
그러나 성장 과정에서 각 경제 주체가 부실해졌다. 우선 선진국의 경우 정부 부채가 크게 늘었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76%였던 부채가 올해 1분기에는 98%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도 74%에서 104%로 급증했다. 신흥국의 기업 부채가 크게 늘었다. 2008년 GDP 대비 56%였던 기업 부채가 올해 1분기에는 96%로 대폭 증가했다. 신흥국 중에서도 터키, 인도, 중국 기업 부채가 증가했는데, 특히 중국의 경우 GDP 대비 기업부채가 2016년에는 16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 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호주,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가계 부채가 급증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부채에 의해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또한 경기 회복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산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각국의 대표 주가지수 기준으로 보면 2009년 2월에서 올해 11월까지 미국 주가가 327%나 올랐고, 독일과 일본 주가도 각각 244%, 208% 상승했다. 신흥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인도 주가가 363%, 브라질 주가가 184%나 상승했다.(한국 주가는 96% 상승해 중국(38%)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부분적으로 거품이 발생했다. 세계 주식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주가가 그렇다. 필자가 미국의 산업생산, 소매판매, 비농업부문고용 등 주요 경제변수로 평가해보니 지난 11월 말 현재 주가(S&P500 기준)가 경기를 23% 정도 과대평가하고 있다.
내년에는 주가와 경기의 괴리가 좁혀지는 과정이 전개될 것이다.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그 간격이 축소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 최근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세계 GDP의 24%를 차지하고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2.3%에서 내년에는 1.8%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다음으로 비중(16%)이 높은 중국 경제성장률도 올해 6.1%에서 내년에는 5.9%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독일이나 일본의 경제 성장률도 올해보다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낮고, 인도 경제는 급격한 기업 수익률 저하로 진통을 겪을 수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경기와의 괴리가 좁혀질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주가가 하락하고 소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되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다시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쓸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은 정부가 부실해졌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다. 금리를 내릴 여지도 크지 않고 가계와 기업이 부채를 조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은 큰 변동 없이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내년에는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와 자산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