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들, 스마트기기 연동위해 손잡아

애플과 구글·아마존·지그비 얼라이언스 협력
스마트홈 기기 개방형 통신 표준규격 개발키로

(사진=게티이미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마존 인공지능(AI) 알렉사로 애플 아이패드를 켜고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제조사를 뛰어넘어 스마트기기간 연동이 이뤄질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스마트 자물쇠나 조명, 냉난방 장치 등 스마트홈 기기에 대한 표준규격이 완성되면 제조사와 상관없이 모든 사물인터넷 기반 기기들의 연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애플과 구글, 아마존과 사물인터넷용 통신 프로토콜 규격 연합체인 지그비 얼라이언스는 제조사에 상관없이 스마트홈 제품들이 호환될 수 있는 개방형 통신 기준을 개발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결성한다고 발표했다. 지그비 얼라이언스 회원사인 삼성 스마트싱스와 이케아, NXP반도체, 슈나이더일렉트릭, 시그니파이(옛 필립스 조명), 실리콘랩스, 솜피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대거 속해있다. AI 스피커, 보안카메라 등 스마트홈 기기 제조부문에서 경쟁 중인 글로벌 IT 기업들이 이례적으로 손을 잡은 것이다.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이용한 프로젝트 커넥티드 홈'으로 명명된 이번 사업은 각자 다른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홈 제품에 로열티를 내지 않아도 되는 통일된 통신 규격을 채택해 제품 간 호환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이번 사업에서는 화재경보장치나 일산화탄소 감지기, 스마트자물쇠, 보안시스템, 냉난방 공조장치 등 물리적 안전과 관련된 스마트홈 기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다른 종류의 스마트홈 기기나 솔루션으로 표준규격을 확장해 만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내년 말까지 규격 초안과 예비 오픈소스를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각 제조사의 스마트홈 기기들은 각 사의 애플리케이션과 연동이 되는 것을 구매해야만 했다. 예를 들어 가정용 스마트 자물쇠를 살 때 아마존의 AI스피커인 에코와 연동되는 것을 살지, 아니면 구글의 AI 음성비서 서비스인 구글홈이나 애플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애플홈킷 중 어느 것과 연동되는 제품을 살지 결정해야했다. 표준규격이 마련되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사들도 플랫폼 고민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에는 자사 제품이 아마존이나 애플, 구글의 통신기준 중 어느 것을 지원할지 처음부터 결정해야 했고 이후 제품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계속해서 업데이트 해줘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스마트홈 제품은 전 세계적인 1인가구의 증가 추세와 함께 여러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보안, 안전부문과 관련된 스마트 자물쇠, 보안시스템, 화재경보장치부터 반려동물 케어서비스, AI스피커, 택배서비스, 가사노동용 로봇제어 등 다양하다. 미국의 IT 및 통신부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홈 제품은 작년보다 23.5% 늘어난 8억1500만개에 달하며 2023년에는 13억900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