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사립 초중고교 "사적영역·운영 자율성 침해" 성토
"전국대적 지배구조 개선 못해" … 법제정 놓고 여야갈등 예고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최성해 동양대 총장 사학비리 의혹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최성해 동양대 총장 사학비리 의혹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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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가 사학의 '족벌경영' 등 오래돼 온 폐단을 바로잡겠다며 혁신 방안들을 내놓자 사립대학과 사립 초ㆍ중ㆍ고교들이 일제히 "사학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대학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들 역시 교육부의 대책이 의지만 강조했을 뿐 근본적인 문제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며 '반쪽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립초중고교법인협의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임원 간 친족관계 공시, 개방이사 선임 대상 제외, 결격사유 발생 임원 당연 퇴임 등 사적 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했다"며 추진 방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협의회는 그러면서 "특정 사학의 잘못된 사례를 근거로 전체 사학을 비리집단으로 규정해 책무성만 강조하는 것은 사학의 설립 취지와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사립대학들 사이에서도 "대학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이미 상당 수 대학이 개방이사제 도입 등으로 설립자나 친족이 사학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일부 비리ㆍ부실 대학을 제외하고는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사항들인데 마치 모든 사립대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진다. 새롭게 대응할 내용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 안팎에서도 교육부가 사학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건드리지 못하고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들을 되풀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이사 정원의 4분의 1에 불과한 개방이사의 비율을 더 늘리지 않았고, 교수협의회 등 학내 자치조직을 학칙에 명시하는 공식 기구로 법제화하는 방안 등도 담기지 않아 '말 뿐인 혁신' 안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임원 취임 취소 처분을 강화해 범죄자가 다시 사학 임원이 되는 것을 방지하려고는 했지만 대학평의원회, 교수협의회 등 법인을 견제할 기구가 합리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데는 역부족"이라며 "사학의 가장 큰 문제점인 전근대적인 지배구조를 바꾸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사립학교 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이번 교육부의 안은 교육시민단체에서 그동안 요구하고 제시해왔던 대안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친다"고 평가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초중고 무상교육 시대에 국가의 감독 권한과 사학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빠져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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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안 대부분이 국회에서 사립학교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국회 내 여야 갈등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사학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부 발표가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향후 당정청 협의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은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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