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행사 참석 이유로 국회 진입
“文의장 잡자” 본청 진입 시도
설훈 등 민주·정의당 의원 봉변
민주당 vs 한국당 ‘책임 공방’
한국당, 19일까지 규탄대회 진행 예정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자유한국당이 1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ㆍ선거법 저지' 규탄대회를 이어간다. 다만 국회가 전날 한국당 지지자들과 태극기부대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던 만큼 경찰이 출입을 사전 차단할 것으로 보여 행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은 오는 19일까지 연속으로 규탄대회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국당은 국회 내 불법 집회의 책임을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의 탓으로 돌렸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을 광장으로 내몬 당사자는 바로 문 의장"이라며 "합의가 안 됐는데도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강행 처리하려 하니 걱정된 국민들이 참을 수 없어 국회까지 찾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 문을 걸어 잠가 국민이 경내에 들어오는 것조차 못하게 한 국회의장의 폭거야말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래 국회 내 집회는 허가되지 않는 불법이다. 그러나 한국당 지지자들과 태극기부대는 전날 한국당 행사 참석을 이유로 국회로 들어왔다. 당초 국회사무처는 출입구를 봉쇄했지만 한국당의 항의로 이들의 경내 진입이 허용됐다. 사실상 한국당이 불법 집회의 빗장을 풀어준 셈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분위기가 고조되자 "문 의장을 잡으러 가자"며 태극기ㆍ성조기 등을 들고 본청 각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결국 국회사무처는 국회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을 봉쇄했고 국회 앞 대로도 차량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본청 출입이 저지되자 본청 정문 앞 계단과 잔디밭에 모여 "세금도둑 민주당" "날치기 공수처법" "날치기 선거법"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 중 일부는 문 의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차량을 세워두도록 설치해 둔 표석을 훼손하기도 했다. 급기야 이들은 무차별적으로 국회를 출입하는 사람들을 향해 "빨갱이"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
국회 내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면서 민주당 일부 중진들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포위돼 봉변을 당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상임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본청을 나가던 중 자신을 밀치고 욕설을 하는 바람에 안경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도 규탄대회 참가자들이 폭언을 퍼붓는 가운데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이동했다.
정의당도 표적이 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본청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여성이 '저기 이정미다'라고 외치는 순간 여러 명의 사람들이 제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며 달려왔다"며 "엉겁결에 영문도 모르고 한마디로 머리채라도 잡힐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심지어 집회 참가자들은 정의당 농성장을 찾아가 욕설을 하고 침을 뱉으며 시비를 걸기도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불법 폭력 집회를 선동하고 수수방관한 최종 책임은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며 "민주당은 최고 수준의 수사 착수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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