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번역문학상에 윤선미·김소라·이상윤·김환

제17회 한국번역문학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이상윤 번역가, 김환 번역가, 김언수 소설가, 김소라 번역가, 윤선미 번역가, 피오 세라노 작가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번역한 윤선미 씨 등 네 명이 제17회 '한국번역문학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한국문학번역원은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번역가 윤선미, 김소라, 이상윤, 김환 씨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작 중 한 편에만 주어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윤선미 번역가가 받았다.

윤선미는 스페인어 전문 번역가로 지난 10여년간 김기택, 백가흠, 백무산, 이승우, 윤흥길, 한강 등의 작품을 스페인어로 옮겼다. 이번 수상작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 번역본이다. '소년이 온다'는 '채식주의자'에 이어 윤 씨가 번역한 한강의 두 번째 소설이다. 윤 번역가는 현재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지도교수로 활동하며 스페인어권 신진 번역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

영어권 수상자인 김소라는 김언수의 장편소설 '설계자들'을 번역했다. 그는 공지영, 배수아, 신경숙, 전성태, 편혜영, 황석영 소설을 영미권 독자들에게 알려왔다. 2017년에는 편혜영의 '홀'로 셜리잭슨상을 받았다. 올해는 황석영의 '해 질 무렵'을 번역해 맨부커상 국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상윤·김환은 천명관의 소설 '고래'를 러시아어로 번역했으며 김언수의 '설계자들'과 조해진의 '로기완을 만났다'를 러시아어로 함께 옮기기도 했다. 이상윤은 한강 '소년이 온다'를 러시아어로 번역했고 박완서, 조해진, 은희경, 신경숙 작품을 러시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한국문학번역상은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소통에 기여해온 우수 번역가를 격려하고 한국문학에 대한 대내외 관심을 높이고자 1993년 제정됐다. 격년제로 시상해오다 한국문학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3년부터 매년 시상으로 바뀌었다. 올해는 외국에서 출간된 국내 문학작품 중 24개 언어권 153종 번역서가 세 차례 심사를 거쳤다.

한국문학의 해외 전파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주는 제7회 '한국문학번역원 공로상' 수상자로는 스페인의 피오 세라노와 재미교포 최돈미가 선정됐다.

세라노는 작가이자 출판인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베르붐 출판사를 운영하며 한국문학 번역서를 50권 넘게 출간했다. 지난 20년간 각종 회의와 대학 강연을 통해 스페인어권에서 한국문학 번역ㆍ출간에 힘써왔다.

최돈미는 김혜순 시인의 영미권 전담 번역가로 올해 캐나다 그리핀 문학상을 김 시인과 함께 받았다. 이상, 김민정, 김행숙 등의 시집을 영어로 번역했다.

제18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은 배영재(영어), 클로에 고티에(프랑스어), 마틴 무르지글로트(독일어), 박정효(스페인어), 클리멘코 올가(러시아어), 장기남(중국어), 이토 마키(일본어), 두 티 타인 트엉(베트남어)에게 돌아갔다.

번역상 수상자는 각각 상금 1000만원과 부상을, 공로상과 신인상 수상자는 각각 상금 500만원과 부상을 받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