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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새로운 길' 선포 임박… 美비건 "더 나은 길로 가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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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후 약식 기자회견
"북·미 대화 데드라인 없어…北, 연락하라"
이도훈 "한반도비핵화 위해 한미 공조 지속"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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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이 연내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북한이 끝내 '새로운 길(new path)'을 선포할 가능성이 점차 짙어지는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6일 북한에 '더 나은 길(better path)'을 제시했다. 4개월만에 한국을 찾은 비건 대표는 북·미대화에 시한은 없다며 북한에 대화를 전격 제의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가진 뒤 브리핑룸에서 열린 약식 회견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일을 할 때이고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라고 북한에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

수차례 한국을 찾았던 비건 대표가 이동 중에 기자들과 만나 간략하게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내외신 기자들이 집결해있는 브리핑룸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에 보다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그는 "오랜 시간이 흘렀고 우리가 바랐던만큼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 미국과 북한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능력이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혼자서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더 나은 길'이란은 표현에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건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연내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내년에는 '새로운 길'로 나아가겠다고 거듭 위협하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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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연내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를 접었으며 이미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전체회의 소집 등은 (북한의) 새로운 길 선택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연구원은 "이번 회의는 연말 시한과 관련된 비상시국 하의 '긴급회의' 성격이 있다"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면서도 여의치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명분 확보의 차원이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이미 새로운 길에 들어섰으며, 핵 보유국 지위를 굳혀나갈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과의 핵 협상을 중단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건 대표의 '더 나은 길' 언급은 북한에 '새로운 길'이 아닌 또다른 길을 함께 찾아보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 나은 길에 대한 비건 대표의 청사진이 북측에 전달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17일 오후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으로, 판문점 등에서 북측 인사와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은 양측의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유연성 있는 해법들을 제안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염두에 둔 듯 곧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날이 평화의 시대를 여는 날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측이 비건 대표의 직접적인 회동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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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비건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향한 북한의 최근 성명을 "매우 적대적이며 부정적이고 불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관리들도 이런 성명이 미국과 북한이 그간 가져온 논의의 정신이나 내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회견에서 "비건 대표와 아주 좋은 협의를 했다"면서 "한미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긴밀한 공조 하에 공동 목표인 안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함께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비건 대표는 외교와 대화를 통한 미국의 문제 해결 의지는 변함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협상이 재개되면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비건 대표와 나는 이러한 한미 공동의 입장 하에서 앞으로도 계속 빈틈없는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 러시아, 주변국과도 이러한 맥락에서 긴밀하게 소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과 만나기에 앞서 비건 대표는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미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지금까지 긴밀히 공조했다고 공감하면서 앞으로도 한미관계 전반의 폭넓은 협의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비건 대표는 회견 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그는 이후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오후 늦게는 외교부에서 비건 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지명을 축하해 마련한 리셉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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