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정치, 그날엔…] 바른+국민=미래당? 5일 만에 뒤집힌 이유

최종수정 2019.12.16 15:57 기사입력 2019.12.14 09:00

댓글쓰기

2018년 지방선거 앞두고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정당…가장 추천 많았던 이름은 바른국민당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PI(party identity·정당 이미지)를 소개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PI(party identity·정당 이미지)를 소개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총선이 다가오면 여의도 정가는 요동을 친다. 그럴듯한 이름을 지닌 신당(新黨) 추진 흐름도 이어진다. 내년 4월15일 제21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칭 대안신당, 변화와 혁신(변혁) 등 창당 추진위원회 명칭의 특징은 ‘좋은 말’의 조합이다.


대안, 변화, 혁신 등 기대감을 샘솟게 하는 이름을 포함해 신당 추진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변혁은 신당명으로 ‘새로운보수당’을 확정했다. 약칭은 새보수당이다. 이념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당명은 핵심 지지층 결집에는 유리하다. 하지만 중도나 진보 등으로 지지기반을 확장하는 데는 불리하다. 정당명이 정해지면 이런저런 잡음이 이어지는 이유다.


지난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도 정당명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정치인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정치인 유승민이 이끄는 바른정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정당을 추진했는데 정당명이 고민으로 다가왔다.


정당명을 정할 때 가장 흔하게(?) 시도하는 방식은 공모이다. 괜찮은 정당명을 모집한 뒤 그 중에서 몇 개의 후보를 추리거나 단일안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정당명은 해당 정당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 단지 여론의 판단에 맡길 수는 없다는 얘기다.

사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정당에 대한 당명 역시 바른정당의 바른과 국민의당의 국민을 합한 바른국민당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뒤를 이어 바른국민의당, 국민정당 등이 뒤를 이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식에서 통합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마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고양=윤동주 기자 doso7@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식에서 통합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마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고양=윤동주 기자 doso7@



유의동 당시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을 뿐, 가장 유력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제시된 당명 후보들 가운데 당의 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당명을 고르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하게 됐으니 양당은 자기 정체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낼 상징 단어를 포함하고자 노력했다. 양당 통합추진위원회는 여러 논의를 거쳐 대안을 마련했다.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2018년 2월7일에 결정된 내용이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이름은 바른미래당. 약칭으로 미래당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바른미래당 전체 이름을 다 사용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특정 정치세력이 본인들이 원한다고 정당명이나 약칭을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기존에 동일한 정당이 있을 경우 같은 이름을 쓸 수 없다는 얘기다. 사실 바른미래당은 본래 미래당이라는 이름으로 신당을 만들기로 했다. 미래당은 단어 자체에 담긴 상징적 이미지도 긍정적이고 부르기 쉽고 일반인에게 친숙하게 다가올 이름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2018년 2월2일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미래당을 신당명으로 결정한 이유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이른바 약칭의 반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다양한 정당이 등록돼 있다. 국회의원을 보유한 원내 정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지도 못할 정도로 이름만 유지하는 정당도 있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 중에서는 새누리당, 한나라당도 있다. 현재의 자유한국당이 과거 거쳐 왔던 이름이다. 현재는 다른 이들이 과거의 그 이름을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상태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동일빌딩에서 열린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안 후보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동일빌딩에서 열린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안 후보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처음 결정했던 정당 명칭 미래당은 경우가 좀 다르다. 원외정당인 우리미래의 약칭이 미래당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신당의 명칭으로 미래당 사용을 불허했다.


미래당이라는 당명을 결정한 지 5일 만에 바른미래당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발표하게 됐다. 이미 미래당이라는 약칭을 쓰는 정당이 있으므로 바른미래당은 별도의 약칭을 쓰지 않은 채 지금의 바른미래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바른미래당이라는 이름의 언제까지 사용될까. 바른미래당이라는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지 1년 10개월 정도 됐다. 내년 4월 총선 때 바른미래당이라는 이름의 정당이 그대로 활용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미 유승민 전 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 쪽 정치인들은 탈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 쪽 정치인들도 탈당 가능성이 있다.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 쪽은 당을 지킬 것으로 보이지만 대안신당 등 다른 정당과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바른미래당이 아닌 다른 이름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