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국내 판매 지속 시 염지하수 공급 중단"
오리온, "해외진출 위해선 불가피…도와 협의 나설 것"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제주용암수 출시를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생수 제품 출시 배경과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제주용암수 출시를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생수 제품 출시 배경과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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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오리온이 무려 4년간 공들여 준비한 생수사업이 시작부터 좌초 위기에 처했다. 제주도와 '제주용암수'의 국내 시판 문제를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측은 오리온이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를 강행할 경우 염지하수(바닷물이 화산암반층에 의해 자연 여과돼 땅속으로 스며든 물) 공급을 중단하겠다며 강수를 뒀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는 전날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리온이 염지하수를 이용한 제주용암수를 국내에서 판매하겠다면 염지하수 공수화 정책에 따라 더 이상의 염지하수 공급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리온 제주용암수와 제주테크노파크간 용암해수 공급지침에 따른 어떠한 염지하수 공급계약도 체결된 바 없다는 것이 제주도의 입장이다.

용암수로도 불리는 염지하수는 삼다수 등이 이용하는 암반수보다 훨씬 아래층에 위치해 있다. 염지하수의 제주도 내 매장량은 약 71억 톤에 달한다. 오리온 측은 "염지하수를 매일 1만 톤씩 사용해도 약 2000년을 사용할 수 있어 '천연무한자원'으로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제주도는 염지하수가 제주지하수보다 자원이 풍부하더라도 막대한 양을 쓰다 보면 고갈될 우려가 있다며 공공재 개념으로 염지하수를 관리하고 있다.


제주도는 애초 염지하수에 대한 민간기업의 제조ㆍ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지방공기업만 허가받은 양만 이용 가능했다. 그러다 2008년 '제주도지사가 지정ㆍ고시하는 지역'에 한해 예외적으로 염지하수 제조ㆍ판매를 허용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이 개정됐다. 그 이후 2011년 제주시 구좌읍에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를 건립하면서 용암해수산업단지가 염지하수 제조ㆍ판매 허가 지역이 됐다. 다만 제주도는 제주도의 공수화 원칙상 염지하수를 이용한 제품은 국외 판매만 가능하며, 국내 판매는 안 된다고 밝힌 상태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해 판매하는 지방공기업(제주도개발공사)과 경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4년 준비한 오리온 제주용암수, 출발부터 좌초위기…제주도 "염지하수 공급 안해"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오리온은 국외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시판이 불가피하며 염지하수 공급 계약을 신청한 상태로 취수신청 계획에 따라 물 공급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제주용암수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제주도와 제주용암수의 국내외 판매를 명시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 내 4533평 규모 공장을 짓고 연간 2억4000만병의 제주용암수를 생산, 이달 초부터 국내 판매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염지하수 공급계약 체결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오리온의 생수사업은 중단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제주도 측은 "오리온이 제주도가 개발한 염지하수를 공급받아 쓰기로 했으나 용암해수 공급지침에 따른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현재 제주테크노파크와 오리온 사이에는 용수공급계약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경우 제주도는 오리온 측에 공급되는 염지하수 취수량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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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강경 대응에 나서자 허 부회장은 "(도가) 물(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하면 도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판매 강행 의지를 밝혔다. 제주삼다수를 판매 중인 제주도개발공사 측은 제3자의 입장으로 딱히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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