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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Eye] 집값 자극하는 '물량절벽' 공포…규제 악순환 고리 풀어야

최종수정 2019.11.23 06:15 기사입력 2019.11.2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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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선 '공급부족' 가능성에 무게
서울 아파트값은 21주 연속 상승…상한제 이후 상승폭 되레 확대
2022년 이후 분양 물량 급감 가능성
역대 정부서도 규제 강화땐 물량 줄어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이는 등 맑은 날씨를 보인 1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하늘이 푸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이는 등 맑은 날씨를 보인 1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하늘이 푸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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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서울 집값이 21주 연속 상승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 지정 이후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경고했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5개월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수록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돼 되레 집값이 뛰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0% 더 뛰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더 올랐다. 14개동 가운데 8개동이 분양가상한제 대상으로 지정된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은 이번 주 0.14% 올라 전주(0.13%)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서초구(0.16%), 용산구(0.13%), 강동구(0.15%)도 한 주 전보다 올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신호로 읽힌 탓에 정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민간 택지로 확대한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으로 2021~2022년부터는 서울의 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년까지 연간 4만가구를 웃도는 입주 물량이 2022년부터 2만가구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점도 공급이 불안해질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집값 규제→공급 축소→집값 상승→추가 대책'의 고리가 반복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서울 아파트 공급이 충분하다고 맞선다. 3기 신도시 사업과 함께 서울 시내 입주 물량이 2022년까지 4만가구를 유지할 것이란 근거에서다.


◆매물 절벽 우려, 집값 상승 키워= 재건축·재개발 지연으로 인한 공급 물량 부족 우려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앞으로 나올 서울 내 분양권 전매 가능 물량도 7200가구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 불안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출범 직후 내놓은 첫 부동산 규제(6ㆍ19 대책) 직전 분양된 물량이다.


‘6ㆍ19 대책’ 후 서울 전역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입주 시점까지 전매가 금지된 상태다. 그나마 현재 거래 가능한 분양권도 내년 4월 이후면 자취를 감추게 돼 서울 지역의 매물잠김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시장이 공급 부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 매매 가능한 분양권마저 사라지면 집값 상승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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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올 11월 현재까지 서울 전역에서 분양한 아파트 12만3265가구 중 현재 거래 가능한 분양권은 7230가구로 집계됐다. 다음 달 입주 예정인 독산 e편한세상 더타워(432가구)를 포함해 내년 1월 입주 보라매 SK뷰(1546가구), 2월 입주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959가구)ㆍ신촌그랑자이(1248가구), 3월 입주 신정 아이파크위브(3045가구) 등 5개 단지에서 나오는 물량이다. 이들 단지는 정부가 2016년 11월 강남 4구의 분양권 전매제한을 시행한 데 이어 2017년 6월 서울 전 지역으로 대상을 확대하기 전에 분양을 마친 곳이다.

문제는 7230가구를 끝으로 내년 3월 이후 나오는 입주 아파트는 모두 정부 규제에 걸려 입주 때까지 전매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아파트 착공 후 입주까지 차질없이 공사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최소 1년 이상은 서울 분양권시장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의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우려를 더욱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불안심리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2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지난 8월12일 이후에는 상승 폭이 되레 커지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지를 무색하게 했다.


신축 아파트시장은 이미 과열 양상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에 따라 강남권 신축 아파트가 귀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강남 4구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 9월 초 이후 서울 아파트 전체 변동률을 웃돌기 시작해 0.04%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리기도 했다. 거래 가능한 분양권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신촌그랑자이 84㎡ 분양권 호가는 최근 15억원을 넘어섰다. 분양가가 7억7800만~8억47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뛴 셈이다. 롯데캐슬 골든포레 84㎡ 분양권 호가도 12억원대다. 이 역시 분양가 2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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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분양권 거래 감소 등으로 서울 아파트 공급 불안심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분양권 거래는 결국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전매금지를 피한 단지들이 차례대로 입주하면서 줄어들 수밖에 없고, 입주권도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로 인한 희소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전매제한 기간이 길게 설정된다는 것은 결국 매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고, 현재도 집값 상승의 근본 요인은 매물이 잠기고 있기 때문이어서 기존 주택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역대 정부의 규제, 물량 부족 논란은 지속될 듯= 규제에 따른 물량 변화와 관련해 전망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그간 정부가 내놓은 집값 잡기 규제 전후 주택 공급 상황은 어땠을까.


정부의 가격 규제는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겠다면서 건설 원가와 상관없이 3.3㎡당 분양가를 일괄 제한했다. 이 방식은 전두환 정부를 거쳐 1988년까지 시행됐다. 약 11년 동안 시행된 '원가 비연동 분양가 제한'으로 주택 공급량은 연평균 23만가구 수준에 그쳤고 집값 상승률은 연평균 10%를 웃돌았다.


현재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와 유사한 분양가 원가연동제를 택한 1989년부터는 공급량이 크게 늘고 집값 상승 폭은 연 1.8%로 크게 낮아졌다.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연평균 58만가구를 웃돌았다. 더 강력했던 원가 비연동 분양가 제한 제도를 시행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30만가구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1기 신도시 공급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지만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에서는 공급 물량이 줄고, 완화되는 추세에는 물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2000년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분양권 전매 금지(2003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2006년) 등이 시행되기는 했으나 분양가를 자율에 맡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전국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40만가구 이상이 유지됐다. 그러나 2007년 9월1일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한 직후인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인허가 물량은 30만가구 전후로 줄어들었다.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해제된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인허가 물량이 다시 50만가구 전후로 증가했다.


집값 규제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반복되고 있다. 2017년 6월19일 서울 전역에 대해 입주 시까지 분양권 거래 금지, 8월2일 '8ㆍ2 대책', 지난해 9월13일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과 세부담 상한을 높인 '9ㆍ13 대책', 그리고 올해 10월29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줄줄이 시행됐다. 정부는 집값 안정화 대책으로 이를 내놨지만 시장은 모두 공급 규제 카드로 받아들였다.


공급 감소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반복 되는 집값 잡기 정책의 악순환 고리를 풀 묘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세밀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공급 감소는 필연적이고, 정비 사업이 멈추면서 신축 아파트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서울 강남같이 인프라가 좋은 곳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줄며 가치가 더 올라간다"면서 "분양시장에서는 상한제 지정 지역 분양가 하락으로 인한 청약 쏠림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2023년 이후에도 안정적인 주택공급 기반을 위해 수도권에 36만가구 규모의 공공택지 공급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중 서울 내에서 약 4만가구 공급되며 용적률 상향 등 제도개선을 통해서도 도심 내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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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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