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3당 교섭단체 보좌진협의회 '국회의원 보좌직원 면직예고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

[백브리핑] "팩스 1장이면 해고" 법 사각지대 놓인 국회 보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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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우리 목숨이야 팩스 1장에 달린 셈이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소속의 한 보좌진은 고용과 해고절차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장 먼저 이 말을 꺼냈다.


국회의원의 일을 돕는 국회 보좌진은 의원이 그만두라고 하면 그날로 실직자 신세다. 해고절차도 간단하다. 국회 보좌직원은 국회의원이 국회 사무총장에게 팩스 등으로 면직요청서를 제출하면 면직 처리된다. '국가공무원법'에는 직권면직 사유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지만 국회보좌직원은 '별정직공무원'으로 그러한 규정도 적용되지 않는다.

의원에게 종속된 이 상황 때문에 갖은 고초를 참아내는 보좌진도 많다. 자신의 애완견이 보고싶다며 보좌진에게 데려오라고 한 사례나 늦은밤 연락해 화장품을 가져오라고 한 의원의 이야기는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여야 3당 보좌진협의회는 15일 토론회를 열고 "면직예고제를 도입해달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정하는 '해고예고'와 유사한 방식이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았을 경우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보좌진 면직시 미리 알려주고, 미리 알려주지 못한다면 일정기간 동안 임금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홍기돈 민주당보좌진협의회 부회장은 "20대 국회에서 3년 동안 4급 보좌관과 5급 비서관을 20번 이상 바꾼 의원이 3명이나 된다"면서 "별정직공무원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말 한마디 해고에도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협받는 직장인이다. 경제활동의 예측가능성과 재취업 등의 준비를 위한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면직예고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는 3당 보좌진협의회에 낸 '면직예고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통해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기재부는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았을 때 30일분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에도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 관련법들이 이미 4건 발의된 상태다. 김해영ㆍ김병기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영우 한국당ㆍ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발의됐다. 하지만 국회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법안들은 대부분 당사자에게 면직 30일 전 통보 의무화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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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의원들이 신경쓰고 해야할 일을 제대로 못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ㆍ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축사를 통해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논의가 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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