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는 모방, 세계화가 혁신…빨리 잘하려면 '동반성장' 필수"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상생협력 방안' 포럼 열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세계 1위 기술 개발하려면 '분업적 협력' 중요"
소재·부품·장비 자체 조달률은 약 60%대…대·중소 협업체계 구축 중요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동반성장위원회, 중기중앙회, 중소기업연구원의 공동 주최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상생협력 방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하는 포럼이 열렸다. 왼쪽 네번째부터 곽수근 상생협력포럼 위원장,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국산화는 모방이고 세계화가 혁신이다. 빨리 잘하려면 '동반성장'이 필수다."(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지금까지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을 '단가'를 깎는 대상으로만 본다. 중소기업의 부족한 기술을 끌어올리고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사주는 배짱 있는 기업들이 나와야 한다."(김세종 전 중소기업연구원장)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 할 수 있는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산화에 머무르기보다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혁신을 목표로 협력해야만 소재·부품·장비 뿐 아니라 전후방 산업들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동반성장위원회, 중기중앙회, 중소기업연구원의 공동 주최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상생협력 방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하는 포럼이 열렸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소부장 수출액이 전체 수출 52%를 차지하고 무역수지가 286억 달러 흑자, 소부장산업은 745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대일 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라며 "소부장 산업은 상생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동반성장 산업이고 공급사슬이 얼마나 경쟁력 가지느냐에 따라 산업 경쟁력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황철주 회장은 "시대, 시장, 사람에 따라 성공전략을 차별화해야하고 5년 후 시장을 위한 성장전략이 나와야하고 빨리 잘하는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방 경제에서는 상생이 필요하지 않지만 세계에서 1위를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분업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국산화는 모방이고 세계화가 혁신이다. 소부장 산업 자체가 경쟁력을 갖는 것은 상위 산업, 즉 대기업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이기지 못할 거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결국 소부장 기술의 차별화를 이뤄내야만 중국에게 1위를 뺏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하면 혁신이고 늦게하면 모방이다. '먼저' 해내려면 협력해야한다. 아무리 큰 기업도 협력하지 않으면 먼저 (혁신을) 해낼 수 없다"며 "대기업은 정부가 팔을 뒤튼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5년, 3년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생산은 최근 20년 간 외형이 크게 성장했지만 기술 자립도가 낮고 대일 무역수지는 만성 적자 구조가 지속됐다. 일본 수출 규제로 자체 조달률이 낮다는 점이 두드러졌고 고도화된 기술을 필요로하는 핵심 품목 진출이 어려웠던 탓이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분야 자체 조달률은 약 60% 중반에서 정체돼있다.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27%, 디스플레이는 45%, 기계 61%, 자동차 66%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해외 공급망에 의존한 결과 국내 기업들의 기술 자립도가 낮아진 것이다. 중소기업이 기술을 개발해도 수요기업들이 채택해주지 않거나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기존 거래처를 선호하는 성향 등이 작용한 결과다. 수요·공급기업간 협력모델이 없고 정보가 부족해 개발을 해도 테스트 비용이나 위험 부담이 커 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정수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기업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제품을 개발하면 양산까지 연결되지 못하는데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수요기업의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외국기업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으므로 세금 감면 등 단기적이면서 직접적인 경쟁력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욱조 중소기업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중소기업들에게 국산화 후 판로개척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테스트 베드 품질검증이 어렵고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대기업 입장에서 거래처를 변경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대기업과 협업체계 구축이 해법인데 대기업이 산자부의 R&D 개발지원만 선호하고 중기부의 공동 기술개발 기피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R&D 거버넌스 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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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전 중소기업연구원장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이 만든 기술에 적정 자금을 보상해주고 중소기업들도 그에 맞는 품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 거래의 기본 조건을 충족시키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 미래산업에 필요한 새로운 소재와 장비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협력모델을 새롭게 만들어가지 않으면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구호만 요란하고 실적 없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서로의 입장차를 듣고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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