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옥룡주민들이 백운산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광양 옥룡주민들이 백운산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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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장봉현 기자] 민간업체가 전남 광양 백운산 인근에 축구장 5개 면적보다 큰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추진하자 일부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발하고 있다.


30일 광양시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사업자 12명은 백운산 인근 옥룡면 용곡리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지난 8월 광양시로부터 개발행위 허가 등을 받았다.

내년 6월까지 3만9407㎡(1만1920평) 부지에 5183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축구장 1개의 면적이 7140㎡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무려 축구장 6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런데 이들 사업자는 발전용량 97KW에서 최고 498.96KW 등 12개로 쪼개 광양시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았다.


현행 전기발전사업허가는 1000KW 미만일 경우 기초자치단체가, 3000KW 미만일 경우 전남도에서 맡고 있다. 대형 발전시설 허가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을 피하기 위해 부지를 잘게 쪼개서 개발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업대상지 인근 일부 주민들은 비대위를 구성하고 들어설 태양광 발전시설이 산림을 훼손은 물론 집중호우 시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광양의 정신적 지주인 백운산의 자연경관을 훼손하면서까지 태양광 사업이 과연 적합하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반대집회를 여는가하면 SNS를 이용한 여론전을 펼치는 등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주민들로 구성된 ‘백운산 태양광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옥룡면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양광 발전시설을 허가한 광양시를 규탄했다.


비대위는 “사업 대상지 인근에는 최근 조성된 한옥마을 25가구를 포함해 총 77가구가 거주하고 있다”며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지가하락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광양시는 올해를 관광도약 원년으로 선포하고 관광을 미래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소중한 관광자원인 백운산 기슭에 대용량 발전시설을 허가해 준 것이 과연 미래전략사업이냐”며 “사업 예정지는 백운산 노랭이봉 아래에 위치하고 있고 순천과 광양읍에서도 휜히 보인다”고 비판했다.


광양시의 허가 과정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비대위는 “주민갈등을 유발하는 사업인데 해당마을 주민도 모르게 어떻게 허가가 났는지 의문이다. 사업자가 마을 주민 몇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고 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요식행위다”며 “해당 시설은 전남 동부 6군에서 두 번째 규모의 시설로 알려졌는데도 허가를 내준 것은 광양시의 탁상행정이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광양시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허가를 취소하거나 해당 부지를 백운산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한옥 또는 전원마을로 전환해 달라고 촉구했다.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개발행위 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허가가 났다”며 “해당지역은 마을에서 700~800m 떨어진데다 기존 목장 부지로 산림 훼손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대 민원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태양광발전시설 개발 행위를 불허할 수도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법적사항이 아닌데도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3차례 설명회를 가졌다”며 “광양시 입장에서는 합법적인 조건으로 허가를 신청하는데 이를 불허하면 행정소송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여러 고충이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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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와 유사한 사례를 겪고 있는 여수시는 광양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29일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율촌면 수상태양광발전시설 건립 사업과 관련해 “주민 이익보다는 사업자에게만 이익이 되는 태양광 시설은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장봉현 기자 argus1945@gm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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