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금강산 철거의 역설…김정은 관광총력전, 北변화 이끌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北, 금강산관광 전담조직도 신설한 듯
관광산업 성공 위해선 개방적 조치 불가피
"사진 검열하고 일기장 뒤지면 누가 가나"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인 27일 강원도 고성통일전망타워를 찾은 시민이 금강산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인 27일 강원도 고성통일전망타워를 찾은 시민이 금강산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현지지도를 통해 남측 시설의 철거와 독자적 재개발을 선포한지 불과 이틀만에 북한 당국이 남측에 관련 통지문을 보냈다. 아울러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강산을 대남·대미 압박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금강산을 관광산업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는 평가다. 관광산업은 관광객 신변보장·국가신뢰도 등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북한이 긴장완화를 위해 보다 유연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25일 북한이 남측에 보낸 통지문의 명의는 '북한 금강산국제관광국'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직은 그동안 북한 관영매체나 선전매체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다. 과거 조직과 실패한 유산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실망감이자, 앞으로 금강산관광을 더 크게 키워보겠다는 의지가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금강산관광 담당 조직은 그동안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이었다"면서 "(통지문) 명의로 나와 있는 금강산국제관광국에 대해서는 저희도 계속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23일 금강산 현지지도 이후 북한이 이틀만에 통지문을 보낸 것은 상당히 신속한 행보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이 당시 남측이 지은 시설을 둘러보며 "보기만 해도 기분나빠진다",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상진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나온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남측의 시설을 다 부수겠다는 게 아니라, 결국은 빨리 금강산 관광사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현대아산 금강산사업소 총소장을 맡았으며, 2008년 박왕자씨 피살 사건 이후 관광객이 없던 시절에서 현지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북한이 과거 몰수 조치를 할 때도 북측과 소통한 바 있는 심 교수는 "당시에도 북한의 목적은 몰수 그 자체가 아니었다. 빨리 금강산을 다시 열라는 압박수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관광산업 총력전이 거세질수록, 북한은 역설적으로 변화의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 교수는 "관광은 융복합 사업이기 때문에, 모든 조건이 맞아야 외국인 관광객도 간다. 무엇보다도 편안하고 안전해야한다. 지금처럼 사진 찍는 것을 감시하고, 일기장을 열어보자고 하면 누구도 안 간다"고 강조했다.


북한 역시 과거와 달리, 관광사업의 성공을 위한 기초적 조건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국제무역전시회에는 북한측도 참여했다.


이곳을 참관한 심 교수는 "자신들이 관광산업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는 확실히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과거 금강산 관광사업 초기, 남측 당국자가 관광객 편의를 위해 거리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려고 하자 북측에서 '어디 군사지역에서 줄자 갖고 설치냐'고 면박을 주곤 했던 사례와 대비된다.


심 교수는 "관광시설을 저렇게 지어놓았는데 손님이 없이 텅텅 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결국 북한은 제재를 푸는데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관광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결국 관광을 위해 유화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은 이번에 통지문을 통해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와'라는 표현을 삽입했다. 철거 사태를 계기로 오히려 당국 간 면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위원장 역시 남측 시설의 철거를 지시하면서도 "남녘동포들이 온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금강산내 남측 시설 철거의 진의를 파악하는 한편 창의적 해법을 마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국민의 재산권 보호, 국제적 환경, 국내적 공감대, 남북 간 협의 등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나 금강산관광활성화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계속 울면서 고맙다더라"…박문성, '中 석방' 손준호와 통화 공개

    #국내이슈

  •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美 볼티모어 교량과 '쾅'…해운사 머스크 배상책임은?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송파구 송파(석촌)호수 벚꽃축제 27일 개막

    #포토PICK

  •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공개…초대형 SUV 시장 공략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 용어]건강 우려설 교황, '성지주일' 강론 생략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