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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통방 융합…SK·티브로드 M&A도 '유보' 가능성

최종수정 2019.10.22 15:03 기사입력 2019.10.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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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피일 미뤄지는 기업결합 결정에 속타는 업계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 진입 기회만 늘려준다 지적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연초부터 방송 시장을 뜨겁게 달군 통신 3사의 케이블방송 업체 인수합병(M&A)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15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막은 공정위가 다시 유료방송 시장 재편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그 바람에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의 진입 기회만 늘려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방송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번 주 예정된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법인 설립을 위한 전원회의를 갖는다. 앞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에 이어 이번에도 '유보'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건의 M&A는 기업 규모, 인수 또는 합병이라는 차이가 있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엇비슷한데 승인을 전제로 부과한 조건은 상이해 병합심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해 넘기는 통방 융합…SK·티브로드 M&A도 '유보' 가능성


병합 심사가 진행될 경우 연초 시작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넉달이면 끝날 공정위의 결합심사가 장장 10개월이 넘게 늘어지는 것이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공정위가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을때 통신과 방송의 첫 융합 사례라는 점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약 10개월 정도 소요됐다"며 "M&A는 속도가 생명인데 계속 늦어지고 있어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의 진입 기회만 늘려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신 업계 '대기업=적폐' 인식 여전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결합 심사에서 합병 이후에도 상대방의 상품을 팔지 못하는 '교차 판매 금지 조항'을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CJ헬로 유통망에선 LG유플러스의 IPTV를 팔 수 없지만 LG유플러스는 영업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 두 회사의 통신 시장 점유율에 차이가 있지만 SK텔레콤에만 과도한 조건을 부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교차 판매 금지라는 조건도 문제이지만 더 아쉬운 부분은 '통신 사업자=대기업', '대기업=적폐'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CJ헬로와 티보르드는 각각의 모그룹이 공정위 기준 재계 14위, 재계 30위권이다. 이번 합병이 거대 통신 자본의 중소 케이블방송을 흡수하는 형태는 아닌 셈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방송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위성 방송이 차지하고 있는 약 10%대의 점유율을 빼면 IPTV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CJ헬로의 점유율은 13%, 티브로드는 10%로 총 23%에 달한다. 예비 M&A 후보인 딜라이브를 포하하면 30%에 이른다. M&A가 끝난 뒤 남게 되는 케이블방송 업체들은 전체 방송 시장의 14%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번 인수는 대기업의 '나쁜 인수'가 아닌 시장 재편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이해관계자와 주무부처, 국회의 판단이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 전장터 된 한국

우리나라는 구글,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애플, 디즈니, 아마존 등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애플과 디즈니가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와중에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의 국내 시장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속도를 내는 반면 우리는 공정위의 과도한 개입으로 정체상태에 놓여 있는 것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무의미한 플랫폼 경쟁을 지양하고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시장 재편에 나섰지만 공정위의 판단은 다소 다른 것 같다"며 "시장 재편 과정을 대기업이 중소 업계를 고사시키는 것처럼 보는 시각은 현 실정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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