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위원장 "日수출규제 기업엔 사익편취 규제 적용 않겠다"
대한상의, 기업인 대상 조찬강연회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김민영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기업들에 대한 대기업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 위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 대상 조찬강연회에서 "부당한 내부거래의 금지와 관련, 부당행위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용역결과가 나왔고 지침으로도 반영할 것"이라며 "일본 수출규제로 발생한 긴급상황, 계열사간 거래,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사업에서 부당한 내부거래를 제재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그간 엄포를 놓은 사익편취 규제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대기업의 계열사 내부거래, 소재ㆍ부품ㆍ장비 국산화 관련 거래는 예외로 하겠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일본 수출규제의 부정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그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소부장 국산화 관련 업체들만이 아니라 혁신과 관계된 부분에 대해선 기업의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에 일본 수출 규제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공정위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행위 심사지침안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하며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 등 사익편취 규제 예외조항을 별도로 규정한 바 있다. 효율성의 경우 '기존 공정에 연계되는 장치산업', '서비스 및 제품 생산공정 전문 계열회사 신설' 등이다.
보안성은 '새롭게 개발된 기술', '외부로 유출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우려되는 경우' 등으로 규정했다. 긴급성은 '경기급변, 천재지변, 해킹 또는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전산시스템 장애 등 긴급한 사업상 필요에 따른 불가피한 거래'다. 구체적 예로 '외국 정부가 대한민국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한 경우'가 해당된다.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와 같은 사례다.
다만, 조 위원장은 사익편취 규제 자체에 대해선 기존 엄정 집행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현행법상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공시의무기업집단)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지만 5조원 미만 기업에 대해서도 과거보다 훨씬 더 모니터링하고 부당한 내부지원에 대해선 법집행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10대 총수일가를 직접 언급하며 적은 지분율로 그룹의 전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태에 대해 경고했다. 조 위원장은 "10대 집단 총수지분율이 5.1%인데도 전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우에 공정위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점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봤을 때 편법적 경영승계를 위해 특정한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지분율이 높은 곳에 일감몰아주기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편법적인 경영승계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위원장은 끝으로 "공정경제의 온기가 국민들에게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경제가 더 잘 나아가기 위한 기업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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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행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이우현 OCI 부회장 등 국내 CEO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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