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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미안해요”…리터루족까지, ‘新 캥거루족’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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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해도 생활비 문제로 부모 경제력 의지
경제적 부담 가중 부모 자녀 갈등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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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인턴기자] # 정년퇴직을 앞둔 50대 김모씨는 함께 사는 자녀 A씨로 인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A씨는 직장에 다닌 지 5년이 넘었지만, 낮은 월급 등을 이유로 독립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제 곧 수입이 없어질 텐데 부모님 생활비에 자녀 생활비까지 지원해줘야 한다. 걱정이 태산이다"고 토로했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취업 및 결혼을 했음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신 캥거루족'이 등장했다. 부모의 품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자식들로 인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은 점점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모을 수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캥거루족' 택하는 청년들

자신을 캥거루족이라 생각하는 4년 차 직장인 B(29)씨는 "자취하는 친구들을 보니 집세, 수도세 등 공과금과 식비, 생활비까지…. 월급을 받아도 돈을 전혀 모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이어 "부모님과 함께 살면 자취하는 것보다는 돈을 쉽게 모을 수 있을 것 같아 '캥거루족'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취업·결혼을 했음에도 부모의 지원을 받는 이유는 저임금, 고용불안,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젊은이들이 일을 해도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3년 차 직장인 C(29)씨도 "나는 어쩔 수 없이 캥거루족이 된 것"이라며 "경제적인 능력이 된다면 독립하고 싶다. 하지만 독립하는 순간부터 집값, 생활비까지 모두 내 돈에서 나가는 것이기에 엄두가 안 난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결혼을 한 후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신 캥거루족'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부모에 기대어 집값, 생활비 등 금전적인 부분을 지원받고 있는 것은 물론, 부모와 함께 살지 않아도 쌀, 과일, 반찬 등과 같은 부식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캥거루족'에 이어 '리터루족'까지 등장

국내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은 자신을 '캥거루족'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1046명을 대상으로 '캥거루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59.8%가 본인은 캥거루족이라고 답했다.

특히 구직자의 60.9%가 스스로를 캥거루족이라고 생각했고, 이들은 주로 '경제적인 부분'(70.3%)에서 부모에게 의존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들은 월 평균 32만원을 부모님에게 지원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들도 '캥거루족'을 자처하고 있다. 직장인 응답자 621명 중 40.9%가 아직 경제적 또는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특히 이들 중 78.3%가 수입이 있음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이유로 '월급이 적어서'라는 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가운데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한 후 다시 캥거루족이 되는 '리터루족'까지 등장했다. 리터루족은 돌아온다는 뜻의 '리턴(Return)'과 '캥거루족'의 합성어로, 결혼 후에 독립을 했다가 경제적 어려움과 육아 문제 등으로 부모와 집을 합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캥거루족 데리고 사는 부모 "자녀 부양, 가끔 부담스럽기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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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족을 데리고 사는 부모들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는 한숨도 이어진다.


직장인 자녀를 둔 D(54)씨는 "돈을 모으기가 어려운 환경이기에 어느 정도 자리 잡을 때까지는 자녀를 지원해주는 것이 이해가 된다"면서도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을 바랄 때면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가 많은 돈을 요구하면 지원을 해주긴 하겠지만, 당장 우리가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노후 준비를 위해 준비했던 돈도 없어지는 거니까…"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지난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신중년층 중 41.2%가 캥거루족 자녀 부양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매우 부담'이 19.1%, '다소 부담'이 22.1%였다. 미취업 부모의 경우 '매우 부담' 비율이 21.8%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는 캥거루족에 대해 부모-자녀부부 세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안정된 주거와 육아 환경 조성 지원책 강화를 제언했다. '신캥거루족의 두 얼굴 : 우려와 기대'(경기연구원/2016) 논문에서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모-자녀 부부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각자의 필요 부분을 충족시킨다면 세대 간 상생하는 새로운 가족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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