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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 '주52시간제' 도입 진통…노동硏 "재량근로제 도입 고려"

최종수정 2019.10.17 14:08 기사입력 2019.10.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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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연 산하 26곳 가운데 10곳 도입 합의
노동연 실태조사 "연구직 70%, 특정월 프로젝트 마감 몰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달부터 26개 국책연구기관이 본격적으로 주 52시간제 시행에 돌입했지만 실제 도입한 곳은 10곳(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본부 포함 1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면 근무시간 통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노(勞)측과 근태파악이 힘들어진다는 사(使)측 대립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탓이다. 제조업과 다른 연구직의 근무형태를 고려할 때 근로시간 단축이 연구기관 특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주52시간 도입에 합의한 산하 연구기관은 에너지경제, 정보통신정책, 농촌경제, 행정, 형사, 법제, 대외경제정책, 보건사회연구원, 교육개발원, KDI 국제대학원 등 모두 10곳이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연구기관 26군데 가운데 약 38%만이 52시간을 도입했거나 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아직 도입을 하지 않은 교육과정평가원의 경우 수학능력시험 준비를 이유로 계도기간을 6개월 추가 연장했다.


국책연구기관 '주52시간제' 도입 진통…노동硏 "재량근로제 도입 고려"

국책연구기관은 지난달까지 3개월간 특례제외업종 계도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주52시간 적용 대상이 됐다. 하지만 시행 이후에도 절반 이상이 현실적인 여건과 노사 협의 과정 속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이 제도 도입에 난항을 겪는 것은 연구직의 특성상 고정시간 근무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가 진행되다보니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하는 게 아니라 마감 기한에 따라 업무가 몰리는 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동연구원이 최근 경사연의 의뢰로 실시한 국책연구기관 근무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구직의 70%가 '연구 프로젝트 마감이 특정 월에 집중될 때 초과근무를 한다'고 답했다. 유연근무제 도입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근로시간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초과근로수당 지급이 어렵다"는 점을 가장 큰 애로점으로 꼽았다.

주52시간제를 도입한 연구기관 10곳은 대부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대부분 채택했다. 선택근로제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이다. 1개월 기간 내 일주일 52시간(기본 40+연장근로 12)을 초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재량근로제 보다는 강제력이 크다.


제도 시행 이후에도 진척속도가 더디면서 법 위반 사례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구직이 가장 많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업무자료에서 "법위반 방지를 위한 긴급대책으로 간이 연장근로 신청 승인제도를 마련했다"면서 "연장근로시간에 한정해 부서장 관리ㆍ감독 기능을 임시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KDI는 "유연근로제 도입 관련 노사 협의를 아직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연구원은 국책연구기관의 주 52시간제 적용과 관련해 각 기관의 여건에 따라 적절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도 '연구직이라는 근무자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재량근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재량근로제는 근로자에게 시간관리를 전적으로 맡기는 점에서 주52시간제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제도다.


노동연구원은 최근 '연구기관의 주52시간 근로: 현황 진단 및 대응방안'이라는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으면서 "핵심업무시간 준수 등 기존 근로문화를 유지하면서 재량근로시간제를 도입하는 게 주 52시간제의 엄격한 적용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용역 작업을 주도한 김승택 노동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책연구기관장들을 대상으로 용역결과를 설명했지만 여전히 주52시간제 시행을 놓고 고민이 많아 보였다"면서 "지금은 시행초기라 법위반 사례가 눈에 띄지 않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프로젝트 마감이 몰려 문제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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