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정감사가 6일째에 접어들면서 하루에만 수백건의 국감 자료가 쏟아지고 있다. 자료의 홍수 속에서 눈길을 끄는 건 오류로 점철된 자료들이다. 기본적인 수치나 사실관계가 틀린 엉터리 자료들이 부쩍 늘고 있어서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최근 사실과 다른 내용의 자료를 뿌려 혼선을 빚었다. 대구지역 공공기관 2곳의 홈페이지에서 독도 표시가 없는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며 자료를 배포했지만 확인결과 사실이 달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해당 기관은 이 일을 계기삼아 독도가 명확히 표기된 지도로 교체했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수치가 틀려 정정 자료를 낸 일은 비일비재하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전공기업의 핵심설비 외산의존율을 지적하기 의해 유지보수로만 5조2000억원이 나갔다는 자료를 냈다. 본문에는 5200억원을 맞게 기재했지만 표에는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송 의원은 3시간뒤 수정자료를 다시 배포했다.


[기자수첩]수치 뻥튀기에 가짜뉴스…엉터리 국감자료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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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유사한 사례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게서도 발견된다. 그는 공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난해 기준 한국 마사회 직원의 평균 연봉이 9억원을 넘었다고 자료를 배포했다. 같은 자료에서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9000만원이었다. 명백히 잘못된 자료를 최소한의 확인도 없이 낸 셈이다. 결국 심 의원은 9억원을 9000만원으로 정정해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했다.

같은당 민경욱 의원도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서울에 위치한 LH국민임대주택의 평균 대기기간 관련 자료를 내면서 '개월'을 모두 '년 단위'로 오기했다. 자료대로라면 임대주택에 입주하는데 27년이 걸린다는 뜻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자료였다. 민 의원은 5시간 만에 정정 자료를 냈지만 여전히 일부 언론에는 수정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되고 있다.


10년 가까이 국감을 준비한 한 보좌관은 이런 엉터리 국감자료에 대해 "실력이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답을 정해놓고 수치를 끼워넣다보니 이런 오류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실적내기에 급급한 현실, 수치를 틀려도 견제받거나 문제되지 않는 국회 관행도 엉터리 자료가 양산되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절대적인 시간부족을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다. 한 보좌관은 지난해 20일 간의 국감 중 혼자서 50여건의 자료를 냈다. 어떤 의원실은 총 9명의 보좌진 중 2명 가량 만이 국감업무에 투입되기도 한다. 한 사람에게 쏠린 업무량이 과도하다보니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는 '조국 사태'와 맞물려 장외 집회까지 동원되는 등 국감 외에도 챙길 것들이 늘어나 유난히 열정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자료가 반복될 수록 전체 국감자료의 신뢰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에 대한 오해를 초래해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수도 있다. 행정부 감독과 감시라는 국감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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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이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국민들이 지켜본다는 마음으로, 긴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회가 '가짜뉴스 양산소'가 돼서야 되겠는가.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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