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미사일 계속 개선…불법 해상 환적에 제재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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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북한이 2017년 말 이후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고 있지만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선(enhance)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으며, 경수로 건설작업과 구룡강 준설도 지속되고 있다. 방사화학실험실에서도 유지보수(maintenance) 활동이 가끔 포착되고 있다. 평산의 우라늄 정련 시설 및 채굴장도 여전히 가동 중이다. 다만 영변 핵시설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고, 5MW 원자로에서 사용한 핵연료봉이 재처리 시설로 옮겨졌는 지도 불분명하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최근 계속 진행된 단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을 통해 공격 능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4일과 9일 시험 발사한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북한이 7월 시험발사 후 신형 전술유도무기라며 밝힌 미사일은 신속한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와 다양한 이동식 발사대(TEL)를 사용했다. 특히 5월 4일과 9일 발사한 SRBM은 비행 궤적이 전통적인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보다 평탄화 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위협할 수 있게 됐다. 보고서는 "주요 탄도미사일 구성품을 숙달(master)할 능력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사일의 핵심 부품인 유도시스템을 생산할 고유 능력을 확보했다는 지적도 했다. 북한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전체 미사일 생산 체인을 토착화해왔으며, 이는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ICBM 등 전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진전을 줄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었다. 북한이 올해 2월 고고도에서 작동하는 미사일과 지상간 통신장비를 확보했으며, 약 두 달 간격으로 위성항법시스템인 GPS나 글로나스(Glonass)의 센서를 취득하고 있기도 하다.

또 현재 북한은 ICBM을 위한 1단계 고체연료 추진체를 개발 중이며, 노동미사일(액체연료)을 이미 배치한 북쪽 국경 인근의 미사일 기지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 2호(KN-15) MRBM이 배치된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은 분산ㆍ은폐ㆍ지하화된 탄도미사일 인프라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보관 및 지원시설도 계속 건설하고 있다고 대북제재위는 설명했다. 특히 이들 시설은 숲 등으로 은폐ㆍ위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해체하기로 했었던 서해(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재건됐다는 평가도 내왔다. 지난해 12월 28일 위성사진에서는 발사대 꼭대기(roof) 부분이 부분적으로 해체됐었지만 올해 3월에는 이를 재건한 모습이, 5월에는 제한적인 변경이 가해진 것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사일 엔진 시험대는 현재 개선돼 아마(possibly) 운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이란과 시리아, 이집트 등에 기술자들을 파견해 미사일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시리아에는 기술자들이 여전히 체류하고 있다고 봤다.


북한이 정찰총국 주도로 전 세계 금융기관이나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상대로 사이버 해킹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17개국을 상대로 한 최소 35건의 해킹이 북한 소행으로 의심되며, 피해 규모는 최대 20억달러에 달한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해상에서 선박간 불법 환적을 통해 정제유와 석탄 등 밀거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이미 올해 1~4월간 유엔 제재 허용 한도(연간 50만 배럴)를 초과하는 정제유를 불법 해상 환적으로 취득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4월까지 127차례에 걸쳐 93만t(약 9300만달러어치)의 석탄을 밀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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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패널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정제유와 석탄 불법 환적 등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계속해서 위반하면서 유엔의 제재를 실효성이 없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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