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쌀 5만t 대북 지원, 9월 종료 어려울 듯"

9월까지 전달 목표였으나 사실상 무산
北, 수령 거부 관련 뚜렷한 설명 없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1주년 행사 검토

통일부는 지난 6월 19일 "정부는 북한의 식량상황을 고려하여 그간 세계식량계획(WFP)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우선 국내산 쌀 5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을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북 쌀 지원은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사진은 2010년 군산항에서 북한 수재민에게 전달할 쌀을 배에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9월까지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해 국내산 쌀 5만 톤(t)을 북한에 지원하려던 정부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통일부가 2일 밝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WFP와 북측의 협의, 수송선박 확보, 쌀 지원에 필요한 절차를 이행하는 소요기간 등을 감안하면 당초 목표였던 9월 말 종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0일 통일부 당국자는 "9월까지 식량지원을 마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그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나, 이번에는 목표 달성의 어려움을 밝힌 것이다.

정부는 국제기구 공여를 통한 대북 식량지원을 결정하면서 춘궁기인 9월안으로 전달을 모두 마치겠다는 목표였으나 북한이 돌연 거부 수령의사를 내비친 이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달 하순 WFP 평양사무소와의 실무 협의 과정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남측이 지원하는 쌀 수령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실무자 차원의 언급이었기 때문에 WFP는 북측에 문서 등으로 공식적 입장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이후 한 달 가까이 WFP 측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대변인은 "조속한 시일 내에 WFP측과 북측간에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면서 "북측의 공식 입장이 확인되는 대로 후속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북과 관련해, 이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고, 지난 정상회담 때도 양측이 고위급 교류 등에 대해서 합의한 바 있다"면서 "(이번 방북도) 그런 일환으로 일단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4일로 개소 1년째를 맞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1주년 개소 행사와 관련해서는 "실무적으로 1주년 관련해서 어떤 것을 기획하고 해야할 것인지를 검토 중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이 대변인은 말했다.

오는 10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축구 월드컵 예선전 준비는 양측의 축구협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대변인은 "선수단 파견과 중계 문제 등 경기와 관련된 제반 사항들을 대한축구협회가 아시아축구연맹(AFC)를 통해 북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와 관련해 북측의 특별한 반응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의 진행 상황을 봐가면서 민간 응원단 파견 등 문제를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