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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민간소비 둔화" 첫 공식 언급…4분기 인하 깜빡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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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30일 기준금리 1.50%에서 동결…'숨 고르기' 차원

"민간소비 증가세 약화" 올해 들어 처음 공식적으로 밝혀

"물가상승률 7월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

7월보다 암울해진 전망 '인하 깜빡이'는 켜둬

4분기 금리인하 가능성 높아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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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창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동결 결정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를 포함한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세계 경제 흐름 경로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향후 금리인하 깜빡이는 켜뒀다. 지금보다 외부 여건이 더 악화되고 내부적으론 민간투자와 소비심리 위축세가 계속되면 4분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를 한 차례 더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 결정했다. 지난달 한은은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 포인트 내렸다. 하향 조정은 3년 1개월 만이었다. 한은의 이날 동결은 '숨 고르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은 민간소비 둔화 첫 언급


한은이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을 보면 지난달보다 한국 경제는 더 암울해졌다. 올해 물가 상승률 수준은 7월 전망치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투자·설비 부진은 물론 민간소비 증가세까지 약화된다고 밝혔다. 특히 민간 소비 둔화는 한은이 올해 들어 처음 공식화 한 내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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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전망경로에 비해 하방위험이 높아져 당분간 0% 초반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지난달 연간 전망치인 0.7%보다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금융시장에서는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로 장기시장금리와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큰 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은 내부에선 두달 연속 인하에 나서면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자칫 지나치게 비관적인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한은이 과거 두 번 이상 연속 연이어 금리를 내린 사례는 2001년 IT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가 전부였다.


2001년에는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 동안 총 0.5%포인트를 내렸다. 2008년에는 그해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총 8번 연속 인하해 3%포인트를 떨어뜨렸다. 이후 2012년 유럽발 경제위기와 2015년 중국 경기 둔화 시기에도 겪을 때도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내린 적은 없었다.


◆정책 여력 '실탄' 아끼자=한은 고위 관계자는 "두 달 연속 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가 훨씬 안 좋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미중, 일본 문제가 어느 정도 더 윤곽이 드러나면 그때 인하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정책 여력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은이 한 번만 금리를 더 낮춰도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기준금리가 떨어진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가 제로금리까지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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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1%초반까지 낮추면 금리 인하가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지노선인 '실효하한'에 더 가까워진다. 나중에 경기가 더 나빠져 내려야 할 상황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인하 카드를 아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이 추가 금리 인하 신호를 안 보낸 것도 금통위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이달 23일 미국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제롬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금리 인하에 관해 모호한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연준 내부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미 연준은 오는 9월 17~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9월 연준의 인하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은 부담스럽다. 한국 기준금리(1.50%)는 지금도 미국(2~2.25%)보다 낮다. 이 차이가 더 벌어지면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우리나라 자본이 유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달 들어 환율, 주가, 채권 금리 등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까지 인하하면 외환시장이 더 출렁일 것이란 우려도 금통위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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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증가 걸림돌=가계부채 증가세와 상승세를 보이는 서울 집값 역시 고민거리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 가계부채(은행ㆍ비은행 포함)는 전분기 대비 15조4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4분기 증가폭이 23조4000억원까지 확대됐다가 올 1분기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2조9000억원까지 꺼졌었다. 그러다 한 분기 만에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집값도 최근 두달새 상승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린 7월에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사상최저치인 연 2.64%까지 떨어져 가계부채 증가를 부채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한달전 금리를 내린만큼 일단 경기진단에 집중하고 불확실성이 걷힐 4분기에 인하시기를 저울질 할 것이라 전망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다방면으로 금리인하 효과를 살펴보고 10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전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져 이번에 내리는 것은 조심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10월 16일과 11월 29일 두 번 남았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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