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을 이끌었던 윌리엄 더들리 전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돕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 'Fed 3인자'의 노골적인 경고에 Fed는 즉각 "정치적 고려사항은 아무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통화정책을 둘러싼 미국 내 논쟁이 확산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ed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Fed의 통화정책 결정은 오로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의회가 부여한 권한에 의해서만 이뤄진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금리 인하를 둘러싼 정치적 압력과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정치적 고려사항은 전적으로 아무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같은 날 더들리 전 총재가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을 통해 Fed가 금리를 낮춤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을 도와선 안 된다고 비판한 데 따른 이례적 대응이다. 앞서 Fed의 금리 인하 결정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작용하지 않았다는 반박으로도 해석된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 당시 Fed 3인자로 꼽혔던 더들리 전 총재는 이날 "Fed는 선택에 직면해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 고조라는 '재앙적 길'을 가도록 하거나, 행정부가 그렇게 할 경우 대통령이 다음 대선 패배 등 여러 가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를 인하한 현 수뇌부를 비판하는 동시에, Fed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적극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글로벌 무역전쟁을 부추길 것이란 주장이다. Fed는 7월 말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낮췄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이후 첫 인하다. 더들리 전 총재는 "Fed 당국자들은 그들의 결정이 2020년 정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Fed 3인자의 이례적인 경고문에 경제학자들의 반박도 잇따른다. FT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증거도 없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Fed가 경제거품이 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명령에 따라 저금리를 유지했다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도리어 더들리 전 총재의 기고문이 대선 정국을 고려하라는 정치적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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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인 제조업 둔화 이유를 Fed 탓으로 돌리며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Fed는 미국 제조업계가 수출하면서 고통받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경쟁자들에게 이익을 주고 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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