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개막 '마리 앙투아네트' 타이틀롤…"무대·의상 화려하지만 지독한 비극"
"마리 앙투아네트 강인함·우아함 지닌 여성…공감할 수 있는 내용 많이 있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전에 맡은 역할들에서는 소리를 막 내지르면서 감정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번 역할은 북받치는 감정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감정을 자제해야 한다. 강인함도 표현해야 한다. 눈물이 흘러도 닦아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배우 김소향이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오는 24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2014년 초연 이후 5년 만이다. 초연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김소현과 옥주현이 맡았으나 재연에서는 옥주현 대신 김소향이 합류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기 남편 루이 16세와 함께 단두대에서 끔찍하게 처형된 비운의 왕비다. 오스트리아 공주로 태어났으나 열다섯 살 때 프랑스 루이 16세와 정략 결혼하면서 불운한 삶을 살았다. 루이 16세 재임 중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고 마리 앙투아네트는 서른여덟 살에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김소향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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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는 지금까지 김소향이 맡은 역할과 결이 다르다. 그는 남다른 열정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무대 위에서도 주로 에너지가 넘치는 역할을 맡았다.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출했다. 지난 4일 끝난 뮤지컬 '엑스칼리버'에서 기네비어 역을 맡아 남성들에 맞서 싸우며 활을 쏘고 육척봉(과거 영국 농민들의 무기)을 휘둘렀다.


김소향은 마리 앙투아네트도 강인한 여성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네비어와는 그 결이 다르다. "강인함과 우아함을 함께 표현해야 한다."

그는 행동과 말을 공주처럼, 왕비처럼 바꾸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한편으로 결이 다르기에,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기에 욕심도 났다. "연습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책을 머리에 얹고 다닌다." 기품 있는 왕비의 걸음걸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노래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자 한다. "그동안은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식으로 불렀지만 이번 역할은 왕비니까 관객들이 클래시컬한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부르려고 한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왕궁이라는 화려함 속에서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도 마차가지다. "의상, 무대, 가발 다 예쁘고 화려한데 이야기는 지독한 비극이다. 사랑, 정치, 음모, 모성애 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많은 이야기를 담아야 하다 보니 초연 때 스토리 전개가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 "초연 때는 시간에 쫓겨 창작을 하다 보니 세세한 감정을 놓칠 수 있다. 이번에는 드라마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관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다. 전체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감정선을 많이 바꿨다."

김소향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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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감정선이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왕족으로 태어나 아무 것도 모르고 자란 여자다. 나쁜 행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혔을 때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 순수한 여인이 열다섯 살에 아무 것도 모르는 프랑스로 시집 와서 많은 고통과 고난을 겪었다. 그런 고통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자기의 선택을 따르고, 책임을 지는 그런 강인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비참한 상황에서도 우아함과 강인함을 잃지 않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표현하고 싶다."


김소향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 혁명기를 배경으로 했지만 오늘날에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1막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랑스러운 공주지만 2막에서는 엄마로서, 또 한 나라의 왕비로서 음모를 헤쳐나가면서 자기 아이들을 지키려는 강한 모성애를 보여준다. 모성애를 보여주는 장면이 굉장히 많이 강조돼 있다. 외국 작품이지만 한국적 정서도 많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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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향은 또 당시의 혼란스러운 시대상도 지금과 닮아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저한테는 혼돈이다. 뭐가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한다. 프랑스 혁명은 위대하고 아름다운 혁명이지만 그로 인해서 굉장히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됐고 그 이면에 굉장히 추악하고 더러운 면도 많이 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혁명이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않는 상황 속에서 현실이 나를 휘감을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결단을 내려서 책임을 질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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