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인 버스기사, 쉬는 걸까 근무중인 걸까

'주52시간 기준' 法도 몰라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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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사용자가 지휘ㆍ감독하지 않는 버스기사의 대기시간은 근무시간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3일 셔틀버스 운전기사에게 주52시간을 넘게 근무토록 한 혐의로 기소된 곽노상 전 코레일네트웍스 대표의 상고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

광명역에서 사당역 구간 셔틀버스를 운전하던 윤모씨는 무단결근 등 사유로 해고되자 회사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윤씨는 하루에 19시간 씩 격일제로 근무했는데, 이대로 하면 주당 3.5일 근무에 59.5시간을 일했다는 것이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버스운행 기록 등을 살펴 윤씨가 하루 18.53시간 일했지만 대기시간이 7시간가량 되므로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곽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에선 대기시간이 온전한 휴게시간이 아니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식사나 화장실 이용, 주유ㆍ세차 등이 대기시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근무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은 다시 이를 무죄로 봤다. 대법은 판결문에서 "회사나 대표 측이 대기시간 활용에 간섭하거나 감독한 정황이 없고, 윤씨는 이를 자유롭게 휴식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근무자의 대기시간을 실질적으로 지휘ㆍ감독했는지 여부를 따져 사안에 따라 개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 4월 나온 판결과 대조된다. 당시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9일 동안 휴무 없이 근무하다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관광버스 운전기사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며 "대기시간은 온전한 휴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망인의 근무시간에 대기시간이 포함돼 있기는 하나, 휴게실이 아닌 차량 또는 주차장에서 대기해야 하고 승객들의 일정을 따르다 보니 대기시간도 규칙적이지 않기 때문에 대기시간 전부가 온전한 휴식시간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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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해 7월 버스 운전기사들이 "대기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니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는 "개인 용무를 보는 등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 시간이 포함돼 있어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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