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값 폭락, 예상보다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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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 붕괴 감산 투자 축소하는 SK하이닉스

메모리 수요둔화 가격급락 탓…급격한 환율변동도 복병

2분기 매출 6조4522억원…작년 3분기 영업이익 보다 적어

차세대 기술 고부가제품으로 하반기에 승부수 던질듯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회사가 힘들어져 새로운 주인에게 넘어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 남은 게 SK하이닉스다. 고비를 여러차례 겪다 보니 위기때 마다 대응하는 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반도체 다운턴(하락국면),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상황은 솔직히 견디기 힘들다. 감산과 투자 중단을 할수 밖에 없는 이유다."


SK하이닉스 한 고위 관계자는 생산ㆍ투자 축소에 들어가는 심정을 이렇게 털어놨다. 위기 때 마다 리스크에 대비하는 회사와 직원들의 대응력이 그만큼 단련이 됐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도 최근 2년간의 다소 비정상적인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누렸던 SK하이닉스가 이제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단꿈에서 깨 처절한 현실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가격 하락 지속,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등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현실이다.

◆불확실성 커지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 감산과 투자 속도 조절의 최대 요인으로 불확실한 시장 전망을 꼽았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는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글로벌 IT기업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과 전망에 맞춰 상정한 생산ㆍ투자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 긴축 경영에 나선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생각이다.


그중에서도 일본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산이다.


SK하이닉스가 25일 올 2분기 실적 공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앞서 이달 초 SK하이닉스는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발표 직후 재고 점검과 확보에 나섰으며, 이석희 사장이 지난 21일 현지 협력사 경영진을 만나기 위해 출국한 뒤 23일 귀국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수출규제 품목에 대해 가능한 범위에서 재고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면서 "밴더(거래업체) 다변화, 공정 투입 최소화 등을 통해 생산 차질이 없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이 된 최악의 실적= 메모리 반도체(D램ㆍ낸드플래시)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급격한 환율변동도 '어닝쇼크'의 복병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른바 '슈퍼호황'이 끝나면서 올 상반기 실적 악화가 어느 정도 예견되긴 했다.


SK하이닉스가 25일 발표한 실적을 보면 우려가 현실이 됐다. 매출액은 전분기(6조7727억원)보다 5% 줄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10조3705억원)에 비해서는 38%나 급감했다. 이는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6조4724억원)보다도 적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조3665억원)보다 53%, 1년 전(5조5739억원)보다는 무려 89% 줄어들었다. 지난 2016년 2분기(4529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은 흑자를 기록한 것이며, 분기 흑자가 1조원을 밑돈 것은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9.9%를 기록하며 전분기(20.2%)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56.7%)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치로, 수익성이 그만큼 급격히 악화한 셈이다.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메모리 제품의 수요 둔화로 인한 출하량 감소와 가격 급락 때문이다. 또 환율 요인과 재고 평가 손실 등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가 낸드 부문에서만 5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지난 5월 1192.80원까지 올랐으나 분기 말인 6월 말에는 1154.70원으로 떨어지며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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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기술 개발ㆍ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수=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및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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