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망월동 5·18 구묘역서 열려…송갑석 국회의원 등 참석

母 배은심씨 “민족민주열사들 삶이 기억되기를” 눈시울 붉혀

5일 오후 1시 광주광역시 망월동 5·18 구묘역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2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

5일 오후 1시 광주광역시 망월동 5·18 구묘역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2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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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백은하 기자] 5일 낮 12시 30분 광주광역시 망월동 5·18 구묘역. 먼발치에서 검은 정장을 입은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30℃가 넘는 날씨였지만 손부채질도 함부로 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은 이한열 열사 32주기 추도식이 열린 날로 많은 관계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광주전남추모연대 회원들과 대학생들은 엄숙한 이날 행여 실수라도 할까 추도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는 손에 쥐고 있던 노란손수건으로 묘비를 닦으면서 “87년이나 지금이나 슬픈 내 마음은 똑같다. 세상도 변한 게 없다”며 “내 마음도 똑같고 상황도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30년 전에도 우리 한열이는 이곳에 묻혀 있었고 지금도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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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군부독재 정권에 맞서 ‘6·10 대회 출정연세인 결의대회’에 참여했다가 전경이 쏜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다. 그의 죽음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고, 6·29선언을 이끌어낸 기폭제가 됐다.


박승희 열사 어머니 아버지, 김학수 열사 아버지, 노수석 열사 아버지 어머니, 표종두 열사 어머니, 전태일 열사 동생 등 유가협 회원들과, 민가협 회원들이 속속 추도식장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이한열기념사업회 회원들도 도착해서 묘지를 둘러 보고 묵념을 올렸다.

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도도하게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왔다. 군부정권의 국가폭력에 대항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해 낸 이한열 정신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오후 1시가 되자 장효수 목사(연세대 신학과 81학번, 남원제일교회)의 집례로 추도식이 시작됐다.


배은심씨는 “역사는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돼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7월 5일만 되면 이 곳에 서 있었다. 그런데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민족민주열사들의 삶이 기억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외침을 뼈 아프게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은심씨의 인사말이 끝나자 한 시민이 “건강하세요”라고 외쳤다.

이한열 열사 32주기 추도식에서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가 헌화를 하고 있다.

이한열 열사 32주기 추도식에서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가 헌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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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에서 이한열기념사업회 강성구 이사장은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지만 꿈을 위해서 발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5·18민주항쟁과 87년 6월 항쟁은 하나다. 이한열의 정신이 오늘의 시대 정신이 되어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한열기념관 이경란 관장은 “30년을 한 세대로 보면, 벌써 한 세대가 흘러갔다. 처음에는 ‘이한열 추모’라는 단어를 썼지만, 현재는 ‘이한열 기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한열의 정신이 단순한 기억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향해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며 “민족민주열사들에 관한 국가차원의 명예회복이 있어야 한다. 현재 우원식 의원이 발의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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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마른잎 다시 살아나’를 함께 부르고 헌화를 한 뒤 추도식을 마쳤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배은심씨를 비롯해 송갑석 국회의원, 이명자 前 오월어머니집 관장, 강성구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 백석 진흥고 총동창회 회장, 유가협 회원, 민가협 회원,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6·10 민주항쟁 기념일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이한열 동산에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하얀 국화꽃이 놓여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6·10 민주항쟁 기념일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이한열 동산에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하얀 국화꽃이 놓여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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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취재본부 백은하 기자 najubongs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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