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남부 대폭우 피해 이어 올해도 1명 사망, 5명 실종 등 피해
지구온난화로 일본에 퍼붓는 장맛비... 한반도는 '마른장마' 현상 심화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일본 서남부 규슈지역이 장마철 물폭탄을 맞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1000밀리미터(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 규슈지역에서만 산사태 등으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일본 서남부 전역에 걸쳐 200여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대폭우 피해 복구가 채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재난이 반복됐다. 지구온난화 심화로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오기 전에 일본에서 대량의 비를 쏟아내는 패턴이 고착화되면서 역으로 한국의 '마른장마'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HK 등 일본 현지 언론들에 의하면, 4일(현지시간) 일본 규슈지역은 지난달 28일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800~1000mm의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록적 폭우가 내린 가고시마 지역에서는 전날 시장이 직접 전체 시민들에게 피난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100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폭우를 피해 피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규슈 지역에서는 산사태 등으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상청은 규슈 남부에 폭우를 불러온 장마전선이 세력을 넓히면서 일본 서남부 지역 전반에 영향을 끼치겠으며, 가고시마현에 발령된 토사재해경보는 일단 해제됐으나 지반이 약해진 곳이 많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주일간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 내린 강우량이 예년 7월 한달간 내린 비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규슈지역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장마철 물폭탄을 맞았다. 지난해에도 6월28일부터 7월9일까지 대폭우가 쏟아졌으며, 당시 일부지역에서는 사흘간 무려 1852mm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당시 규슈, 시코쿠, 주코쿠 등 일본 서남부 전역에서 220여명이 사망하고 주택 수만채가 피해를 입기도 했다. 지구온난화로 장마철 일본 서남부의 기단이 불안정해지면서 2년 연속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이 북상하는 장마철에는 일본과 한반도 전역에 많은 양의 비가 발생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일본 지역에 비가 집중되면서 한반도에서는 마른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적도 인근의 열대저압부와 태풍 등에서 공급된 수증기가 일본에 걸려있는 장마전선과 충돌하면서 많은 양의 비를 일본 서남부에 뿌린 이후에 한반도로 북상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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