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증권거래세가 인하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주식 거래대금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ㆍ중 무역분쟁과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 증시 여건이 좋지 않아 거래 자체가 줄었다는 분석과 함께 근본적으로 거래세 인하 폭이 적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거래세 인하 이후인 6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60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하 전인 지난 5월의 일 평균 거래대금(5조3828억원)보다 14.5%(7824억원) 감소한 수치다. 올해 거래대금이 가장 적었던 3월(4조9219억)과 비교해도 6.5% 낮고, 작년 한 해 일 평균 거래대금(6조5486억)에 비해서는 29.7%나 줄었다.

증권거래세는 지난 5월30일 거래분부터 인하됐는데 코스피시장은 0.15%에서 0.10%로, 코스닥은 0.30%에서 0.25%로 낮아졌다. 코넥스와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의 경우 0.30%에서 각각 0.10%, 0.25%로 인하됐다.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아 거래세 인하의 효과 여부를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일단 인하 초기에 뚜렷한 반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코스피의 올해 1~2월 일 평균 거래대금은 5조6000억원대에서 3월 4조9000억원대로 줄었다가 4~5월 5조3000억원대로 반등했지만 6월 들어 다시 4조6000억원대로 내려 앉았다.


최근 거래 부진은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으로 증시 자체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거래세 인하가 반드시 거래 증가를 수반하는 것은 아니었고 시장 상황의 영향이 더 컸다"며 "현재 장이 워낙 부진해서 거래세 인하가 주식 거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1995년 7월과 1996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증권거래세를 내릴 당시 거래대금은 3~4개월 반짝 늘다 이후 다시 평년 수준으로 내려앉는 등 단기간 상승에 그쳤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도 "증권거래세는 시중 유동자금에 영향을 줄 뿐 증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 "주변 환경이 개선돼야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것이지 비용이 줄었다고 증시가 부양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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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거래세의 인하 폭이 미미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거래세 인하로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액은 주식 1000만원당 5000원 줄어드는 수준에 그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정도 규모로는 거래 활성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거래세를 아예 폐지하지 않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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