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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도자 제재' 美압박에 반발하는 이란 "외교적 종말 뜻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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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이란 추가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등을 강타할 제재"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이란 추가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등을 강타할 제재"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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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김은별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대치국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로운 제재가 양국 간 '외교의 종말'을 뜻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양국의 즉각적 대화를 촉구한데 대해서도 "협박하고 위협을 가하는 이와는 대화할 수 없다"고 미국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블룸버그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란에게 불필요한 추가 제재를 내린 것은 외교적인 경로를 영구히 폐쇄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매우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 때문에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확립된 국제 메커니즘이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이란의 정치ㆍ종교 최종결정권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리는 추가제재를 단행한 데 따른 것이다. 사실상 이란의 국가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초고강도압박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사령관 8명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제재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의도였지만, 이란 측은 미국이 전쟁을 갈망하고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AP통신은 "이란은 이번 제재가 외교적 종말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대외 협상창구이자 미국의 추가 제재대상으로 꼽히는 무하마드 자리프 외무부 장관 역시 같은 날 트위터에서 "미군이 페르시아만에서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100% 옳다"며 "하지만 'B-팀'은 미국의 이익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하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경멸하고 전쟁을 갈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B-팀은 강경정책을 주도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의 영문 이름 앞 글자(B)를 딴 표현이다.

'최고지도자 제재' 美압박에 반발하는 이란 "외교적 종말 뜻해"(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같은 날 뉴욕 UN본부에서 진행된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도 양측간 대치는 이어졌다.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유엔(UN)주재 이란대사는 "미국의 제재는 이란 국민에 대한 미국의 적대감을 나타낸다"며 "미국이 이란 국민들에 대한 경제적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걸프지역에서 고조되고 있는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요구에 동의한다면서도 이는 이란이 아닌 미국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격사건과 미국 무인정찰기(드론) 격추사건을 바라보는 이란과 미국의 극명한 반대입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유엔(UN)주재 이란대사가 24일(현지시간) 뉴욕 UN본부에서 진행되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대한 비판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유엔(UN)주재 이란대사가 24일(현지시간) 뉴욕 UN본부에서 진행되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대한 비판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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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던 코언 UN주재 미국대사 대행은 "이런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동기를 가진 유일한 국가"라며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격사건과 무인정찰기 격추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그는 "이란은 이러한 공격이 용납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며 "모두 우리와 함께 그 사실을 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코언 대행은 미국의 정책이 이란을 협상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경제적, 외교적 노력을 이어갔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안보리는 2시간여에 걸친 긴급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긴장 고조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사국들이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대화를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다만 미국의 주장과 달리, 안보리는 이번 유조선 피격사건의 공격추체로 이란을 적시하지 않았다. 무인정찰기 격추에 대한 내용도 언급되지 않았다.


프랑스, 독일, 영국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무인정찰기 격추 후 오판과 갈등이 이어지며 걸프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 3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탈퇴를 선언한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대한 지지도 강조했다. 안보리는 오는 26일 이란핵협정 문제를 논의하는 당사국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는 미국을 제외한 이란,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이 참석한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일부 이란 당국자들은 최근 목에 칼을 댄 채 대화할 수 없다고 말한다"며 "사상 최악의 제재를 도입했는데 무슨 대화인가"라고 이란측에 힘을 실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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