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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우여곡절 끝에 물적분할 승인…노조 "원천무효 소송 돌입"(종합)

최종수정 2019.05.31 16:58 기사입력 2019.05.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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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울산)=기하영 기자]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인 물적분할이 우여곡절 끝에 승인됐다. 주총장 점거라는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당초 예정됐던 주총장을 변경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노조가 주총 무효를 주장하는 가운데 향후 법적 다툼이 전망된다.


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장소로 변경된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장소로 변경된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0시 30분께 주총장 변경…분할안건 통과=현대중공업은 31일 울산시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분할계획서 승인 ▲사내이사 선임 등 총 2개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11시 10분께 시작된 주총은 약 10분 만에 두 개 안건 모두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키며 종료됐다. 총 주식수의 72.2%인 5107만4006주가 참석, 1안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은 참석 주식수의 99.9%인 5101만3145주가 찬성했으며, 2안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는 참석 주식수의 94.4%인 4819만3232주가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노조는 임시 주총을 막기 위해 주총 예정지였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지난 27일부터 점거했다. 한마음 회관 농성장에는 2000여명의 노조원들이 집결해있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한국조선해양 이 울산지방법원에 신청한 주총행사 방해금지 가처분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회사 측은 7시 30분께 한마음회관 앞으로 경비용역인력과 안내요원 등 600여명을 배치했다. 하얀색 안전모를 쓰고 회색 현대중공업 점퍼나 파란색 조끼를 입은 인력들이 한마음회관으로 향하자 노조는 대열을 정비하고 이들을 맞이했다. 경찰 역시 서울과 인천, 전남 등지에서 기동대 64개 중대, 4200명을 배치해 노사 충돌을 대비했다.

자칫 물리적 충돌도 예상됐으나 노사는 주총이 열리는 오전 10시까지 충돌없이 대치를 이어갔다. 노조는 "이곳은 투쟁현장이 아닌 생존현장"이라며 "물적분할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팽팽한 대치가 이어졌으나 10시 30분께 상황이 급변했다. 사측이 주총 장소 변경을 안내했기 때문이다. 임시 주총장은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울산 남구 울산대로 변경됐다. 주총시간 역시 기존 10시에서 11시 10분으로 바뀌었다. 한마음회관에 집결해있던 노조는 급히 울산대로 향했지만 주총 개최시간까지 차로 40여분 거리에 떨어진 울산대로 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일부 노조원이 울산대로 가서 주총 개최를 막으려 했지만 물적분할 안건은 통과됐다. 주총이 끝난 울산대 체육관은 벽이 부서지고 소화기 분말가루가 바닥에 뿌려지는 등 당시 격렬했던 현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31일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31일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현대重,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탄력=분할계획서가 승인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의 2개 회사로 출발한다.


향후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지원 및 투자, 미래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수행하는 기술 중심 회사의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지난 3월 8일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사 설립을 주요 골자로 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분할 이후 한국조선해양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하고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의 조선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선 한국조선해양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EU, 미국 등 해외 공정거래 당국에 합병 승인을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물적분할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올리고 재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의 벽면이 파손된 가운데 의자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의 벽면이 파손된 가운데 의자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노조 주총 무효 강력반발…향후 법적다툼 예고= 물적분할 안건은 통과됐지만 향후 주총 개최를 두고 무효 논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주총장 점거라는 불가피한 이유로 주총 장소를 변경해 40분가량 공지를 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즉각 원천무효 소송에 돌입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주총장 변경이 고지되자마자 바로 성명서를 내고 "주총은 모든 주주들에게 참석과 자유로운 의견 표명의 기회가 보장돼야만 유효한 개최로 인정할 수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당초 개최 시간을 이미 경과한 이후에야 주총 장소와 시간을 변경해 발표했기 때문에 중대한 절차위법으로 무효로 봄이 합당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상법은 적어도 2주전에 주주들에게 주총 소집에 관한 통보를 하도록 정하고, 현대중공업 역시 정관 제18조를 통해 소액주주들에게도 2주전에 주총 소집 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오늘 현대중공업은 한마음회관에서 변경된 장소로의 이동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부 주주들만 미리 울산대 체육관에 모아 의결처리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 소수주주들은 주총 장소와 시간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했다"며 "특히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약 3%의 주식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주총에서 의견표명을 하긴 커녕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 출입문의 유리가 깨져있다.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 출입문의 유리가 깨져있다.




울산=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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