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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말레이 '노천식당'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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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노천식당…싱가포르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신청
말레이시아 공동 등재 제안 속 양국간 '원조논쟁' 확산 가능성

싱가포르-말레이 '노천식당'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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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호커(Hawker)'로 불리는 노천식당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정부가 호커의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자 뒤늦게 말레이시아에서도 이를 자국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는 모습이다. 호커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천식당이다. 과거 이주민들이 자전거 또는 수레에 말레이ㆍ인도ㆍ중국식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판매하던 것이 현재까지 이어진 것으로, 이주를 통해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우러진 역사적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먹거리 문화로 꼽힌다.


호커를 둘러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신경전은 지난해 8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자국의 호커를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촉발됐다. 싱가포르는 지난 3월 말 정식으로 이를 유네스코에 신청한 상태다.

싱가포르의 이 같은 움직임에 다급해진 것은 말레이시아 정부다. 뉴스트레이츠타임즈,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무함마드 바크흐티아르 말레이시아 관광문화부 부장관은 양국이 공동으로 호커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 신청할 것을 제안했다.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말레이시아와 역사ㆍ문화를 공유해온 만큼 두 나라의 호커 역시 뿌리가 같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싱가포르는 영국이 말레이시아를 지배하던 시기에 믈라카ㆍ페낭과 함께 해협식민지로 분류됐으며, 1962~1965년에는 말레이시아 연방에 속해있기도 했다.


다만 양국 국민들은 호커의 공동 등재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최근 야후싱가포르의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호커의 공동 등재 신청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음식 전문가이자 푸드 블로거 시토는 싱가포르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은 똑같은 국가가 아니며 하키와 풋볼처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유명 푸드 칼럼니스트 람 역시 "양국은 역사적 유사성이 있지만 싱가포르가 독립한 이후 서로 걸어간 길이 다르기에 별도로 등재 신청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별도로 자국 호커에 대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페낭주 정부의 여순힌 관광개발 및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은 "정부 통제하에 운영되는 싱가포르 호커 문화는 획일적"이라며 페낭을 포함해 이포, 믈라카, 쿠알라룸푸르 등 말레이시아의 각 지역 호커 문화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호커를 둘러싼 이 같은 신경전이 양국의 원조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양국은 과거에도 중국 하이난 지방 이주민들이 정착해 만든 '하이난 치킨라이스'를 둘러싸고 원조 논쟁을 벌였었다.




쿠알라룸푸르 홍성아 객원기자 sunga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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