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도 필요한 IT 전문인력…디지털 전환 전략 서둘러야"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국내 건설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업계는 '낮은 생산성'을 꼽는다. 건설업은 제조업 등 타 산업 대비 생산성이 낮으며 사업 수행 과정에서 설계 변경 등과 같은 계획과 실행의 불일치, 공사 기간 지연, 사업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도 낮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일 '미래 건설산업의 디지털 건설기술 활용 전략' 보고서를 통해 건설기업의 이같은 문제를 다양한 디지털 건설기술 활용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사업 모델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물리적인 요소들과 디지털 기술을 통합하는 산업 단위의 포괄적 전략으로 정의된다. 손태홍 건산연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은 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전략"이라며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화라는 환경 구축과 다양한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기업의 혁신을 견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건설산업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 건설기술을 플랫폼 기술, 데이터 수집 기술, 데이터 분석 기술, 적용 기술로 구분했다. 플랫폼 기술은 데이터 저장 및 공유 환경 제공 등의 기능을 보유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이 포함된다. 데이터 수집 기술에는 드론 등을 통한 데이터 실시간 수집이 가능한 기술이 있으며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의 고급분석이 가능한 기술들이 데이터 분석 기술로 분류된다. 적용 기술에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모듈러, 3D 프린팅, 로보틱스 등 지능화 적용이 있고 새로운 기능 제공을 통해 적용성을 확보한 기술들이 포함된다.

설계, 시공, 운영 및 유지관리 등 건설사업 생애주기별로 디지털 건설기술 활용을 통해 달성해야 할 목표는 다르다. 그에 따라 관련 기술의 활용 방향도 다르다. 플랫폼 기술,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술 및 적용 기술로 구분되는 디지털 기술들은 사업의 생애주기 중 시공단계에서 활용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건산연은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새 기술 적용을 통한 기존 사업 수행 프로세스 혁신 만을 목표로 한다면 단순한 건설 과정의 효율성 제고 수준에 머물게 된다고 경고했다.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산업 체질 전환과 경계를 확장하는 혁신의 형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기업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디지털 전환의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그에 따른 세부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건산연은 강조했다. 디지털 건설기술의 적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솔루션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손 연구위원은 "건설산업 생산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 솔루션 개발을 비건설 분야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전략적 협력은 필수적"이라며 "디지털 건설기술의 적용 확대는 건축 및 토목 등과 같은 엔지니어링 전공 인력보다는 IT 분야의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기업의 고용인력 구조 변화는 기존 인력의 역할 및 기능 전환도 동시에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산연은 건설시장 내 물량을 창출하고 제도와 규제를 통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가 정부임을 고려할 때 산업 차원의 전략 마련은 기업의 전략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