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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대림동 여경 논란 일파만파, 남녀갈등, 혐오논란, 정치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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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좌)이 주취자 1명을 제압하고 있고 옆에 있는 여경(우)은 또 다른 주취자에게 밀리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남경(좌)이 주취자 1명을 제압하고 있고 옆에 있는 여경(우)은 또 다른 주취자에게 밀리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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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른바 '대림동 여경' 영상 파문이 남녀 성별 갈등, 여경 혐오 논란, 전문가 분석, 정치권 프레임 공방 등 또 다른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최초 경찰의 대응 모습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논란 중심에 휩싸인 여성 경찰관(이하 여경)은 정신적 충격을 받고 휴가를 냈다.


'대림동 여경'을 둘러싼 남녀 갈등은 경찰 체력 검정 기준에서 불거졌다.

우리나라 경찰 체력검정은 남녀 모두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좌우 악력, 팔굽혀펴기 5종목을 심사한다. 종목별로 기록에 따라 1~10점을 부여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점수 측정 기준이 다르다.


예컨대 팔굽혀펴기의 경우 남성은 1분에 58개 이상, 여성은 1분에 50개 이상을 해야 10점을 획득할 수 있다. 또 나머지 종목의 검정방식은 남녀가 같지만 팔굽혀펴기의 경우 여성은 무릎을 바닥에 대는 자세가 허용된다.


체력 검정 기준이 다르다 보니 일부 남성들은 같은 경찰이라도 여경의 경우 체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런 주장이 '여경 혐오'라며 '대림동 여경' 논란은 '여성 혐오'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다. 경찰의 대처를 둘러싼 논란이 '젠더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대림동 여경, 남성보다 대처 잘했다"…누리꾼 "시민에게 도움 요청했는데"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의 분석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 쇼'에서 여경의 대응 과정에 대해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야 밀릴 게 없는 저도 취객 1명 제압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술에 취했을 때 저항이 더 큰 편이고, 자칫 잘못하면 그 취객이 다칠 수 있다"며 "몇 년 전에는 그런 취객을 제압하다가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경 무용론은 현재 세계 경찰의 흐름에 역행하는 말"이라며 "경찰 직무에 대해서 여전한 오해들이 많아서 생겨난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 업무 중에 육체적인 물리력이 사용되는 업무는 30% 미만이고, 경찰 업무의 70% 이상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 최초로 경찰 치안감과 치안정감을 지낸 이금형(61) 서원대 석좌교수 역시 '중앙일보'에 "주취자 제압은 경찰관 업무 중 가장 힘든 일"이라면서 "남성 경찰관들조차도 주취자 난동 때문에 지구대를 기피할 정도이며 유흥업소와 불법체류 외국인 등이 몰려 있는 지역은 더욱 기피 현상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림동 여경' 영상을 보며 생각했어요.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무릎으로 누르면서 저렇게 잘 제압할 수 있었을까. 남성 경찰관도 저 정도로 잘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림동 여경 폭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주취자 제압에 나선 여경(붉은색 동그라미 원) 은 피의자와 몸싸움에서 밀리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림동 여경 폭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주취자 제압에 나선 여경(붉은색 동그라미 원) 은 피의자와 몸싸움에서 밀리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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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분석에 누리꾼들은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들 "어렵다고 남자분 나와서 수갑 채우세요 하는 게 경찰이 할 일이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럼 국민이 왜 세금을 낼까요, 시민 지켜주라고 꼬박꼬박 세금 내는 것 아닙니까"라며 질타했다.


누리꾼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취객도 제대로 제압을 못 하는 경찰은 무능한 경찰이라는 지적이다. 비판 여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에 온도 차이가 있는 셈이다.


"여경 체력 검정 강화해야" vs "여경이 아닌 경찰"…정치권 '대림동 여경' 공방

그런가 하면 '대림동 여경'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비화하고 있다. 19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여경 신뢰 회복하려면 체력 검사 기준부터 아시아권의 보편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경은 팔굽혀펴기 과락이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방식으로 10회다"라며 "같은 동양권인 일본의 후쿠오카 여경은 정자세 팔굽혀펴기로 15회 이상을 해야 합격이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20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이 사건에 '여경'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장에서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안 했는지는 경찰에서 감사를 통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서 누구보다 일 잘하고, 자신의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 여성 경찰관이 매우 많다"며 "특정인에 관련된 문제를 마치 '여경'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문제 삼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차별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림동 여경보다 '대림동 경찰관'의 문제로, 현장에서 개인의 대응이 적절 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로 이 문제를 다뤄주길 언론에 부탁하고, 경찰에서도 그렇게 다뤄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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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논란에 휩싸인 여경은 정신적 충격을 받고 휴가를 냈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20일 '문화일보'에 "A 경장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말도 잘 못 하는 등의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며 "위로 차원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대림동 여경' 논란은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림동 여경 폭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영상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 한 식당 앞에서 40~50대 주취자 2명을 제압하는 경찰관 2명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는 제압 과정에서 불거졌다. 여경이 주취자 남성 1명에게 밀리는가 하면, 제압 과정에서 식당 쪽을 향해 "남자분 빨리 나오세요"라며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경찰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분통을 터뜨렸다.


파문이 확산하자 17일 당시 사건을 담당한 구로 경찰서는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여경이 주취자를 눌러 제압한 뒤 증원된 경찰관과 합동으로 이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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