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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관악 철옹성’ 뚫은 연극배우 오신환, 국회 입성의 숨은 함수

최종수정 2019.05.18 09:00 기사입력 2019.05.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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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29 재보선 보수정당 불모지대 관악을 입성…호남 거물 정치인 무소속 출마, 표분산도 영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15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오신환 후보가 손학규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15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오신환 후보가 손학규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이다. 한예종 출신은 오 원내대표가 유일하다. 오 원내대표가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1971년생으로 국회의원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다. 남다른 경력 때문인지 그의 정치 이력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오 원내대표의 정치 경력이 짧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의외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오 원내대표는 13년 전인 2006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관악구에 출마해 서울시의원에 당선된 인물이다.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 전략기획위원과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수석부대변인, 홍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오 원내대표의 정치 경력 대부분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한나라당에서 쌓았다. 오 원내대표가 제3 정당의 원내사령탑이 됐지만 그가 처음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시기는 불과 4년 전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그의 지역구인 관악을은 보수정당 계열 후보가 뚫기 어려운 곳이었다. 실제로 국회의원 소선거구제가 정착된 이후 관악을에서 현재의 민주당 계열 후보가 낙선한 사례는 없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그곳은 서울에서 대표적인 민주당 계열 정당의 정치텃밭으로 분류됐다.


철옹성과 같았던 관악을에서 보수정당(당시 새누리당) 계열 후보로 나서 국회의원이 된 인물, 정치인 오신환의 정치 스토리는 연극보다 더욱 극적인 사연을 담고 있다.


2015년 4월29일 재보선으로 돌아가면 그 사연을 알 수 있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과 광주에서 치러진 4개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전패했다. 광주서을 지역구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한 것도 충격이었다. 하지만 당시 무소속 후보가 정치인 천정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선거라는 평가가 있었다.


문재인 대표가 이끌던 새정치민주연합을 진짜 충격으로 빠뜨리는 것은 관악을의 결과였다. 보수정당 입장에서 관악을은 무덤이었다. 민주당이 고전했던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도 관악을은 승리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당시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가 단일후보로 출전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를 꺾은 바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015년 4·29 재보선은 지역 텃밭을 다져왔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태호 후보가 출전했다. 재보선은 낮은 투표율의 특성상 쉽지 않은 선거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관악을은 무난히 승리할 것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보수정당 후보 누구도 당선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변의 불씨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오신환 후보는 이 선거 전까지 단 한 차례도 국회의원을 경험하지 않은 인물이다. 반면 정태호 후보는 관악을의 상징적인 정치인인 이해찬 대표의 지원을 받는 인물이다. 인물 대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오신환 후보는 현지에서 서울시의원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지역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관악을은 사법시험 폐지 흐름과 맞물려 지역경제가 흔들렸던 곳이다. 오신환 후보는 사법시험 존치를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관악을 민심을 파고들었다.


2006년부터 꾸준히 서울시의원, 관악구청장,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면서 쌓았던 인지도도 큰 도움이 됐다. 지역 밀착형 선거 전략을 토대로 정태호 후보의 인물론에 맞섰다.


오신환 후보의 개인기에 더해 민심의 흐름도 유리하게 흘렀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민심의 흐름은 4·29 재보선에서 다른 정당(무소속) 후보들에게 눈길을 돌렸다.


오신환 후보가 철옹성과 같았던 관악을에 입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선거구도’ 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오신환 vs 정태호 1대1 대결이었다면 결과는 ‘정태호 후보 승’으로 끝났을지 모른다는 얘기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 특별수행원' 만찬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 특별수행원' 만찬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당시 관악을에는 민주당과 인연이 깊은 거물 정치인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참여정부 시절 여당 당의장을 지냈고 대통령후보까지 지냈던 인물, 바로 정동영 후보였다.


정치인 정동영은 2015년 3월30일 무소속으로 관악을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동영의 승리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진정한 심판이 되고 정치판에 지각변동을 일으켜 여당 야당 모두 정신 차리게 될 것이다.”


정동영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자 새누리당은 반색했다. 불리했던 선거구도가 유리한 흐름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정동영 후보의 등장에 관악을의 표심은 흔들렸다.


호남 출신 대표적인 후보 중 하나인 정동영 후보의 등장은 분명 새정치민주연합에 위협적인 변수였다. 이는 재보선 개표 결과로 그대로 드러났다.


당선자인 오신환 후보의 득표율은 43.9%. 4·29 재보선 당선자 중 가장 낮은 득표율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기쁨을 누렸다. 당시 정태호 후보 득표율은 34.2%로 나타났다. 정동영 후보는 20.2%를 얻으며 선전했다. 정태호 후보와 정동영 후보 득표율을 합하면 54%가 넘었다.


재보선 특유의 낮은 득표율에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 정서, 정동영이라는 무소속 변수까지 겹치자 정태호 후보는 고전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관악을은 절대로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에 선거 전날 총출동하며 집중 지원에 나섰지만 다음날 쓰라린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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