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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新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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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순환경제 구축이 세계적인 관심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순환경제란 생산과 소비, 폐기로 이어지는 단편적인 경제체계가 아닌, 제품의 생산단계 및 설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고 이를 통해 자원의 순환을 도모하는 경제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유엔(UN)에서 환경분야를 담당하는 공식기구 중 하나인 유엔환경계획(UNEP)은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 창립된 엘렌맥아더재단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국제 플라스틱 신(新)경제 약속'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플라스틱 신경제란 모든 플라스틱이 재사용, 재활용,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플라스틱의 자원순환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경제체계를 말한다.


엘렌맥아더재단이 지난 3월 발간한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107개 기업이 2025년까지 자사의 포장재가 모두 재사용, 재활용,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재질 및 디자인을 개선하고 포장재 내 재생원료의 비율을 25%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한다.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 유니레버, 프록터앤드갬블(P&G)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이 약속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매년 자발적으로 성과를 공개해야 하는데, 이것 때문에 자사의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및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재활용업체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자사의 제품 및 포장재의 재활용성을 고려하지 않거나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늘리지 않을 경우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생산자들도 국내외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공헌하고 제품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재활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생산단계에서 재질구조를 개선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환경부는 오랜 작업을 거쳐 포장재 재질구조 기준 고시를 확정ㆍ발표했다. 이 고시로 인해 포장재의 재활용성에 대한 기준이 재활용 최우수, 우수, 보통, 나쁨으로 세분화됐다. 소비자들도 재활용성에 대한 표시를 통해 재활용성이 좋지 않은 포장재를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페트병의 경우 유색페트병과 글리콜변성페트병(PET-G)이 재활용이 어려운 등급으로 지정됐다. 일부 화장품의 글리콜변성페트병과 샴푸, 세제 등의 유색페트병 등 페트병 재활용을 방해해왔던 제품들이 명확하게 재활용이 어려운 페트병으로 지정됐다. 페트병 라벨은 소비자와 재활용 공정에서 모두 제거가 쉽게 될 수 있어야만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생산자가 개선해야 할 방향과 소비자가 소비시장에서 평가해야 할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고시는 의미가 크다.


확정된 고시내용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더 이상 소모적인 논란에 빠지거나 발목잡기를 해서는 안 된다. 이 고시를 토대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생산자들이 보통에 안주하거나 나쁨 등급을 받은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소비자 감시활동 및 소비자 항의가 필요하다. 버려진 포장재가 재활용이 잘될 수 있도록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 '나부터'라는 인식을 갖고 올바른 분리배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생산자들도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을 위한 투자와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페트병 라벨의 경우 소비자의 요구와 재활용사업자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비중 1 미만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라벨을 조속히 개발해서 최우수 등급의 라벨이 보편화되도록 해야 한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순환경제로의 참여는 환경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새로운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열어가는 기업들 중 한국의 기업들이 선두에 있기를 기대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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