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폭 축소 나흘차…서울지역 주유소 92% 기름값 올라
전국 주유소 80.9% 휘발유값 올려
11일 서울 평균 휘발유값 1611.16원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저희 동네 주유소 휘발유값은 7일 땡 하자마자 전일보다 90원 올린 1780원에 팔더군요. 유류세 인하시엔 3주나 지나서야 찔끔 가격을 내렸고요. 결국 유류세 인상도, 인하도 정유사들이 이익을 취하는데 이용되는거 같은 찜찜한 느낌입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회사원 한 모(34)씨는 갑자기 부담이 늘어난 기름값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정부가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한 후, 지난 7일 유류세 인하 폭이 기존 15%에서 7%로 축소됐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첫 날인 7일에는 일부 주유소를 중심으로 휘발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가 나타났다. 소비자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전국 1만1000여곳의 주유소 중 지난 7~8일 이틀 동안 휘발유값을 올린 곳은 80.9%에 달한다.
또 휘발유값을 ℓ당 65원 인상해 유류세 인상분을 전부 반영한 주유소는 전체의 13.2%, 인상분을 100% 반영한 주유소 비율이 가장 높은 정유사 상표는 에쓰오일로 나타났다.
특히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지역 주유소는 전체의 92.1%가 휘발유 판매가격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첫 날인 7일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전일보다 22.88원 오른 ℓ당 1500.12원을 기록,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하루새 31.06원 오른 ℓ당 1596.14원을 돌파했다. 서울은 유류세 인하폭 축소 이틀 차인 9일에는 평균 휘발유 값이 1607.08원으로 지난해 11월말 이후 5개월만에 처음으로 1600원대를 돌파했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이후 첫 주말인 11일에는 서울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일보다 1.72원 오른 ℓ당 1611.16원, 전국 평균 휘발유 값은 전일보다 1.98원 오른 ℓ당 1521.99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유류세 인하시에도 손해를 감수하고 11월6일부로 유류세 인하분이 적용된 가격을 적용했고,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지금도 국민 부담 완화를 고려해 순차적으로 인상하기로 했음에도 결국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석유제품 최종 출고가는 주유소에서 결정하는데다, 특정 정유사 브랜드를 달고 영업을 하더라도 본사에서 자영주유소에 가격정책을 강제할 수 없다"며 "직영 주유소가 약 10%, 자영 주유소가 90%에 달해 정유사가 손실을 감수하고 유류세 상승분을 단계적으로 반영한다 해도 소비자 체감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영 주유소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 당시 기존 재고를 모두 소진한 후 들여오는 기름부터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다며 2~3주 가량 시차를 두고 가격인하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자 재고 소진과 관계없이 곧바로 휘발유값을 인상하자 이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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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유류세 인하시에도, 인상시에도 손실은 손실대로 감수하고도 내릴 땐 찔끔 내리더니 오를 땐 순식간에 올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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