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나 경고하고 싶다" 밝혀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 제재 위반 소지"
"北식량난 10년새 최악…동포 기아상태 외면할 수 없어"
"北, 대화 궤도 이탈 의사는 없어…4차남북회담 준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경고'를 날렸다. 또한 9일 발사체를 단거리미사일로 추정하면서, 그 경우 유엔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고도 했다. 다만 북측이 대화의 판을 깨려는 의도는 없다고 판단하면서 4차 남북정상회담도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2주년을 맞아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남북간의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대화·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북한 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북측에 '경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드문 일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9일 발사체에 대해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체는 평안북도 지역에서 발사돼 육지를 넘어 동해안까지 날아갔다"면서 "2발 중 1발은 사거리가 400km가 넘으며, 한미 양국은 이를 단거리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날 미사일은 4일 발사체와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리 결의안 속에는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표현이 들어있다"면서 "(이번 발사가) 비록 단거리라 할지라도 탄도미사일로 판정될 경우에는 유엔 안보리 위반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측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북측이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려는 뜻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측의 움직임을 "계획된 행동"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과거에는 이러한 미사일 발사를 하고 나면 굉장히 허세를 부리고 과시하는 행동을 했지만, 이번에는 '신형전술무기를 시험한 것'이라고 하는 등 로우키(low-key)로 수위를 조절하며 발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측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북한이 스스로 매체를 통해 보도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북한은 지난번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난데 대해서 상당히 불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한국 양측에 대해서 일종의 시위적 성격이 있지 않나라고 판단하고 있고, 앞으로 비핵화 대화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압박의 성격도 담겨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조속한 회담을 촉구하는 그런 성격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근본적인 해법은 북·미양국이 조속히 빨리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4차 남북정상회담과 대북 식량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식량난은 10년새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면서 "북한 동포의 심각한 기아상태를 외면할 수 없고, 동포애나 인도적인 차원에서라도 우리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세계식량계획과 세계식량원조기구의 북한 식량실태 공식보고서를 언급하며 현재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1월부터 식량 보급량도 많이 줄었고 6~8월 춘궁기 동안에는 더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북한 인구의 40%가 기아에 직면하게 되고 특히 아동들과 여성들이 집중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대북 접촉도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나름대로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대화는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북한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북한에 지속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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