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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강골 원칙론자 문무일, 檢警수사권 '윈윈' 협상카드는…

최종수정 2019.05.08 11:13 기사입력 2019.05.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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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 조정안 반대 배수진
경찰 비대화 우려 공감 이끌어
국회와 대화 정면돌파 나서
부정적인 국민 여론 극복해야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하며 조기 귀국한 문무일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문 총장은 오늘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갖고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하며 조기 귀국한 문무일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문 총장은 오늘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갖고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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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원칙주의자. '할 말'을 넘어 해야 할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 강골 검사. 그렇게 살아온 문무일 검찰총장은 현재 어디에 서있는가. 정권과 조직 그리고 국민이라는 세 축 어디쯤 일테지만, 그는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제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자리를 탐한 적이 없습니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문 총장은 직을 거는 '배수의 진'을 쳤다. 귀국과 동시에 사표로 '항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7일 귀국 후 첫 출근길.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어 다행이고 한편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청와대와 국회가 '검찰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자 그는 이렇게 화답했다. 사표가 아닌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사표 카드는 손쉬운 선택이다. 대화는 승산없는 게임일 수 있다. 경찰에 내준 수사지휘권을 되찾아오기 위해선 그도 무엇인가를 내놓아야 한다. 당장 수사지휘권과 직접수사권을 맞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무엇 하나 내줄 수 없다는 검찰 내부의 반발을 잠재울 복안이 그에겐 있는 것일까.


31년전 사법연수원생이던 문 총장은 노태우 정부가 5공 출신 김용철 대법원장을 재임명하자 이에 반대하는 개혁 서명을 주도했다. 20년전 인천지검 형사부 시절, 평검사 150여명과 함께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검란(檢亂)'의 주동자로 지목된 그는 지방으로 좌천됐다. 14년전 대검찰청 과장으로 근무할 때도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강골검사, 원칙론자 같은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니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에 오른 그의 임명식 날, 대통령은 "정치 검사들에게 확실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문 총장은 이렇게 답했다. "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고 농부는 비 오기를 기다리는데/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날씨를 바라네." '각기 다른 생각'을 은유한 한시였다. 이를 두고 청와대의 검찰 개혁안에 모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리고 해석은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국면마다 '공룡 경찰'의 탄생을 우려하며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더불어 수사의 개시 그리고 종결이 구분돼야 국민의 기본권이 온전히 보호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에 대한 수사종결권 부여는 검찰의 수사지휘권 상실을 의미한다. 특정 사건에 대해 '죄를 물을 수 있다, 없다'를 검찰이 아닌 경찰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수사권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검찰을 개혁할 것인가. 문 총장은 현재의 검찰에, 검찰에게 부여된 권한의 범위에, 그 어떤 변화도 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일까. 혹은 수사지휘권 대신 '이것은 내놓을 수 있다'는 협상 카드가 있는 것일까. 그 카드가 무엇이든 검찰의 힘을 빼는 종류의 것이라면, 과연 그는 조직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일단 문 총장은 잇따른 소신 발언으로 '협상과 대화의 공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골몰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려 한다는 진정성을 어느 정도 부각시킨 것도 성과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에 대한 검사의 사후적 통제방안은 마련돼 있지만 이 우려는 깔끔히 해소돼야 한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우려 역시 경청돼야 한다"고 말하고, 이상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도 '검찰의 말을 듣겠다'고 한 만큼, 이제 공은 문 총장에게 넘어왔다.


이에 문 총장은 국회를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서는 정면돌파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출발한 패스트트랙 열차를 멈춰 세울 순 없으니 제대로 된 논의를 통해 최선의 안을 만들어보자는, 보다 유화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며, 공수처는 견제되지 않는 또다른 공룡의 탄생이라는 문 총장의 지적은 일리있다. 그러나 여론은 검찰 편이 아니다. 문 총장이 조직의 과오를 어떻게 인정하고 실질적인 개혁 의지를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검찰의 이유있는 항변은 수용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검사로서 내릴 그의 마지막 결단에 검찰 조직과 사법체계 그리고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려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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