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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에너지드링크, 과하면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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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 진열돼 있는 에너지드링크.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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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에너지드링크를 마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놀랍습니다. 도대체 에너지드링크 속에 뭐가 들었기에 각성 효과가 그토록 뛰어난 것일까요? 이 각성 효과는 부정적인 것일까요? 긍정적인 것일까요?


에너지드링크에는 정제수, 액상과당, 비타민C 등과 함께 카페인, 타우린, 이노시톨, 니코틴산아미드, 리보플라빈, 비타민B6 등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들 중 카페인과 타우린 등을 주목해야 합니다.

주말골퍼이자 40대 중반의 직장인인 J씨는 "첫번 째 홀에 들어서기 전에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면 너무 잘치게 된다. 그런데 후반이 되면 와르르 무너지더라"고 경험담을 털어 놓습니다. 수많은 경험담이 있겠지만 이 이야기가 에너지드링크의 효과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J씨는 에너지드링크를 마신 덕분에 전반 9홀은 골프를 잘 쳤지만, 후반 9홀은 골프를 망쳤습니다. 보통은 실력과 맨털이 원인이겠지만 에너지드링크를 마셨다면 그 탓을 하는 것도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J씨는 에너지드링크를 마신 뒤 불과 10여 분만에 자신의 신체가 긍적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느꼈을 것입니다. 반대로 후반들어서는 왠지 몸이 흐물흐물해지지 않았을까요?


카페인의 효과를 알면 이런 몸상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카페인은 인체의 중추 신경계를 자극하는 각성제입니다. 업무능력과 운동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지요. 에너지드링크 한 캔(250~355㎖)에는 최소 30~100㎎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습니다. 250㎖ 한 캔의 경우 보통 60㎎이 들어 있습니다.

J씨가 마신 에너지드링크 속의 카페인은 10~15분 이내 혈류를 타고 들어가 불과 30~45분 사이에 혈류내 카페인 수치는 최고에 달합니다. 한시간도 안돼 카페인이 체내에 완전히 흡수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체내에 완전히 흡수되자마자 슈거크레시(Sugar crash)가 시작된다는데 있습니다.


슈거크래시는 당분이 많이 든 음료를 마신 뒤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무력감과 피로감을 뜻하는 말입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처음 1시간 가량은 활력이 스며들고 각성효과가 있는 듯 느껴지지만 1시간이 지나면 바로 내리막을 타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5시간 정도가 지나면 혈류의 카페인 함유량은 50% 이하로 떨어지고, 12시간이 지나면 카페인은 완전히 사라집니다. 그런데 이 때부터 24시간 사이에는 금단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면 카페인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양의 에너지드링크를 마셔야 처음의 각성 효과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골프를 플레이하는 시간은 보통 4~5시간 정도이고, 절반인 9홀을 마무리하는데는 2시간 정도 걸립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J씨가 고양감을 느끼고 골프를 잘쳤다고 판단한 시간은 4~5홀 정도이고, 나머지 4~5홀 정도는 슈거크레시를 느끼지 못하면서 플레이를 마무리한 셈이 됩니다. 초반의 고양감이 전반 9홀 동안 유지됐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에너지드링크는 마신지 45분 정도면 체내에 카페인이 완전히 흡수돼 심박수도 올라가고 운동능력도 상승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에너지드링크는 마신지 45분 정도면 체내에 카페인이 완전히 흡수돼 심박수도 올라가고 운동능력도 상승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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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시작 전에 한 캔을 더 마시면 되지 않으냐고요? 전반 초반에 느꼈던 각성 효과를 고스란히 느끼려면 최소 2배를 마셔야 하지 않을까요? 뇌가 더 적은 양의 카페인으로는 이전과 같은 고양감을 느끼도록 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카페인 1일 권장 섭취량은 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 청소년의 경우 체중㎏당 2.5㎎ 이하입니다. 체중 30㎏의 어린이는 75㎎ 이하를 섭취해야 합니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 외에도 지구력 개선과 졸음을 억제하고 지각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학습에도 효과적이지만 집중력을 올린다면 측면에서 보면 골프에도 맞는 음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긴장, 불안, 불면증, 빈맥, 구토, 복통, 경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1000㎎ 이상 섭취하면 출혈성 뇌졸중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카페인과 함께 큰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 타우린입니다. 타우린은 신경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줄여주기도 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고, 운동 지속 능력도 향상된다고 합니다. 성인 하루 권장량이 1000㎎인데 보통 에너지드링크 한 캔에 1000㎎이 들었다고 광고하지요.


이렇게 보면 에너지드링크는 나름 효율적인 음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앞둔 학생들도 많이 섭취합니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이 서울대 재학생들을 상대로한 단어외우기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역시 문제는 부작용입니다. 실험에 참여했던 학생의 66.4%가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독일에서는 2002년부터 에너지드링크 관련 사고를 조사해왔는데 간 손상, 신부전증, 호흡기관 장애, 불안, 발작, 사망 등의 사례가 보고됐다고 합니다. 대뇌피질에 작용해 정신기능, 감각기능을 일시적으로 활발하게 만드는 각성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부작용으로 심각한 불면증, 신경과민, 운동장애, 두근거림, 구토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잘쓰면 약, 못쓰면 독입니다. 지나치면 무엇이든 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기일전을 위해 한 캔 정도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그 이상은 삼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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