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부진·수출감소…경기 점차 부진"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까지 꺾이면서 우리나라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4월 KDI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작년 11월부터 지속적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던 KDI가 둔화 가능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경기가 부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KDI는 내수 부진과 함께 수출에 대해 우려했다. 2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2.0%를 기록, 1~2월 평균(1.1%)보다 더 떨어졌다. 작년 평균치(4.3%), 작년 4분기 평균치(3.0%)와 비교해도 하락폭이 더 커졌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8을 기록하며 기준치(100)을 소폭 하회했다. KDI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생산이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수출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3월 수출금액은 8.2% 감소하며 전월(-11.4%)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도체(-16.6%)를 중심으로 석유화학(-10.7%) 등 대부분의 품목의 수출이 감소한 탓이다. 다만 수출금액의 감소세가 2월보다는 다소 둔화됐고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4.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KDI는 "1월 세계교역량 증가율(0.0%)과 OECD 선행지수(99.1)도 하락하는 등 대외 여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부진하며 전월(-17.0%)과 비교해 감소폭(-26.9%)이 확대됐다. 반도체 관련된 특수산업용기계가 -51.2%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2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과 토목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월(-10.9%)에 이어 10.6% 감소했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의 감소도 이어지면서 건설투자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생산도 좋지 않다. 2월 전산업생산은 설 명절 등으로 인해 서비스업 생산 증가폭이 축소되고 광공업생산과 건설업생산이 부진하면서 전월(0.8%)보다 낮은 -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KDI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각각 기준치(100)보다 낮은 98.7과 98.3으로 하락하며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